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문막읍 궁촌리에 추진하는 상록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의견청취안이 위법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원주시의회는 지난 11일 제13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채택한 '문막읍 궁촌리 상록공원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안 반대 건의안'을 통해 상록공원 예정부지인 궁촌2리 102-1번지는 사설 봉안지역 설치 제한지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도시관리계획 입안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록공원이 공공봉안시설이 아닌 사설봉안 시설이라는 점이다. 장사법률에는 사설봉안시설의 면적, 설치장소, 그 밖의 설치기준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또한 대통령령인 장사법률 시행령에는 "재단법인이 설치하는 봉안묘는 사원ㆍ묘지ㆍ화장시설이나 그 밖에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에따라 '원주시 장사시설의 설치 및 운영 조례'에는 재단법인 봉안묘(봉안탑, 봉안담)는 20호 이상의 인가가 밀집한 지역, 그 밖의 공중이 수시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록공원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설치·신고가 불가능하며, 도시관리계획(변경) 의견 청취안 자체가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시행령과 조례에는 재단법인이 설치하는 봉안묘의 거리제한을 규정한 것이지, 공단과 같은 공공법인이 설치하는 봉안묘의 거리제한을 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며 시의회 주장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또한, "장사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한 사설화장시설 및 사설봉안시설 설치기준에 공공법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거리를 제한하려면 설치기준에 공공법인을 집어넣고 거리제한과 관련한 사항을 조례에 위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장사법률 시행령에서는 공설봉안묘도 사원ㆍ묘지ㆍ화장시설이나 그 밖에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장소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하물며 연금공단에서 설치하는 사설봉안묘에 대해서 설치기준을 배제한다는 것은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지방자치단체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특혜이어서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주시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사설화장시설 및 사설봉안시설 설치기준에 공공법인이 포함돼 있지 않으나 장사법률 시행령의 사설자연장지 설치기준에는 공공법인이 포함돼 있다"며 "입법상의 불비 또는 입법상 오해는 결국 입법의 자의성을 심각하게 유발해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장사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내용이 개정되지 않으면 헌법재판소 위헌심판 청구 등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주시의회는 건의안과 같은 내용으로 상록공원 도시관리계획 결정 의견청취안에 대한 의견서를 채택, 집행부에 전달했다. 의견청취안이어서 강제력은 없지만 의회가 지적한 내용에 대한 법적 검토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