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에게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을 보여주기 위해 여름방학 한 달 동안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한 지인의 이야기는 놀랍고 부러운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도 인간의 과거와 현재에 관련된 총체적인 자연유물을 소장하고 전시, 연구하며 이를 교육하는 문화공간으로 가장 박물관다운 박물관으로 기능할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논의가 물밑 아래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OECD국가 중 유일하게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우리나라는 2005년 세계박물관협의회 서울대회에서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권고문까지 채택하는 등 국가적인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연사박물관은 민족의 출현과 역사, 문화를 이해하게 되는 민족문화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1995년 정부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건립을 결정하였으나 이후 외환위기인 IMF체제로 사업이 중단되었다. 정부는 다시금 국력과 국격에 걸맞는 생물종의 다양성 보존, 지식 및 문화기반시설의 거점 제공, 국민들의 자연에 대한 사회교육기능과 학술적 연구의 장으로서 국립자연사박물관을 2004년부터 6천500억원, 부지 10만평 규모 설립을 내용으로 재추진하고 있다. 2009년에는 기본계획연구용역비 7억5천만 원을 확보하여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원주도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미 혁신도시 인근 치악산 인접지역을 입지로 유치제안서를 제출하여 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서울의 노원, 경기 화성, 전북 부안, 경북 안동, 인천 강화, 경남 고성 등이 이미 치열하게 유치전담팀을 가동하고 서명, 학술심포지움을 개최하는 등 유치에 대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치효과를 대규모 직원고용 등 엄청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5년 당초 부지선정에 있어 전국의 명산이 입지한 곳으로 추후에 연계관광을 염두에 둔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가져가기 위한 입지안을 계획한 바 있다.

그런 면에서 치악산이라는 명산을 배후에 둔 원주는 수도권과 전국 각지에서의 유리한 접근성을 바탕으로 유치전에서 해볼만 하다는 의견이 많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게 된다면 원주시민은 멀리 미국 워싱턴까지 가지 않더라도 두뇌를 즐겁게 하는 신나는 과학여행을 원주, 바로 집 주변에서 하게 된다.

문화가 국력인 지식기반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문화공간을 원주에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방문객이 가져다주는 경제적인 편익 외에 현재 계속해서 중요하게 부각하고 있는 지역주민의 과학 문화적 소양과 생명존중 사상의 고양, 문화도시민으로서의 긍지 함양, 자연스런 세계시민의식 고취 등의 편익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원주가 내세우는 생명문화도시, 건강도시와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상징적인 시설이 될 것이다.

원주는 지역에서 지불해야 할 비용이 거의 없고 살아있는 대학으로 불리는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 소재 대학과 지역 시민사회, 지역언론, 지역정치계, 지역경제계, 지역행정이 한 마음으로 합심하여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