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열린 시설관리공단 공청회에서 한 시민이 질의하고 있다.

공동대응 준비모임 "적자 악화되면 이용요금 인상될 것"

원주시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공단 설립 주민공청회에서는 공익성과 수익성 확보, 공무원 가용인력 확보를 통한 행정수요 대처 등을 이유로 공단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문제점에 대한 대안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공단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공청회에 참석한 공무원노조 등 '시설관리공단 설립 추진에 대한 원주지역 공동대응을 위한 준비모임' 관계자들은 "현재 시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공단으로 가지 않으면 신규인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국 시 재정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공무원보다 낮은 보수를 받는 공단 직원에게 현재보다 더 높은 책임성을 요구하면서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1년마다 경영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공단 적자가 악화하면 임금 삭감이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용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단설립으로 5억5천100만원의 인건비가 절감된다는 것은 현재 인건비 부풀리기를 통해 공단 설립 시 인건비 절감 효과를 과대포장한 것"이라며 "5억5천100만원에는 이사장 인건비 등 간접 노무비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인건비 절감 효과는 이보다 훨씬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청회에 참석한 윤병진 원주문화원 사무국장은 "용역이 주민복지 서비스 제고에 맞춰져야 하는데 수지분석 중심으로만 이뤄져 있다"고 전제하고 "현재 시설에 대한 선호도, 이용실태, 가동률 등을 객관화해야만 공단설립 전후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역을 시행한 한국자치경영평가원 측은 "시설관리공단 직원 신규채용에 따른 시 재정부담 가중은 예상할 수 있으나 행정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재 인원을 그대로 두고 공무원을 신규로 늘리면 인건비 상승으로 오히려 더 큰 재정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서비스 질 향상 등 시민 만족도 개선은 공단설립 타당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게 아니라 설립 후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공단 직원은 공무원처럼 인사이동이 잦지 않아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가질 수 있고 이는 곧 주민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주시 서성대 기획감사담당관은 "공무원이 시설로 넘어가지 않으면 신규채용으로 재정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금을 추가로 징수해 이를 메우는 게 아니다"며 "공단설립으로 가용한 공무원 인력을 새로운 행정업무에 투입시켜 주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청회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수용해 관련 조례제정 등 설립절차 진행과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주시는 의회 보고와 공단설립 심의위원회 구성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원주시에 공개토론회를 요구해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