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단계동 경로잔치가 열린 원주웨딩타운에서 색소폰을 불고 있는 박태선 단계동장.

　지난 7일 단계동 경로잔치가 열린 원주웨딩타운은 600여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새마을부녀회와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음식과 단계동 주민자치센터 노래교실팀을 비롯한 한국무용팀, 염광교회 스포츠댄스팀, 매지농악보존회 등의 축하공연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하지만 이날 누구보다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사람은 박태선 단계동장. 색소폰을 들고 무대 위에 오른 박 동장이 나그네 설움을 멋드러지게 연주하자 이곳 저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박 동장의 연주가 무르익자 이번에는 김재찬 이안아파트 경로당 노인회장이 마이크를 들고 박 동장의 연주에 맞춰 구성진 목소리를 뽐내기 시작했다. 연주를 마친 뒤에도 환호가 그칠줄 모르자 박 동장은 즉석에서 앵콜곡으로 '남원의 애수'를 선사한 뒤에야 무대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김계화(68·단계동 동보3차) 씨는 "동장님이 색소폰을 부는 모습을 오늘 처음 봤다"면서 "일반적으로 동장님이라면 근엄한 표정을 짓는 무뚝뚝한 분을 연상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로멘틱한 동장님은 우리동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 올렸다.

　단계동에 부임한 지난 2007년부터 퇴근 후 시간을 이용, 틈틈이 섹소폰을 익혔다는 박 동장은 "퇴직 후 고향에 돌아가서도 지역 어르신들에게 흘러간 옛 노래를 연주해 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아 틈틈이 배워뒀다"며 "무대에 선 것은 오늘이 처음인데 다들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