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원주시 곳곳에 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아주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우리 원주가 우리나라에서 온난화가 가장 빠른 도시라는 것이다. 즉 최고 혹은 최저온도의 상승률이 전국 평균 상승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 원주가 제일 많이 더워지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지 않을까? 다행인 것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원주시에서 전담 부서를 설치하였고, 타 자치단체(특히 대구시의 사례)의 벤치 마킹을 통해 가로수 수종을 바꾸고, 교통섬에 나무를 심는 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일기예보에서 항상 제일 더운 도시로 소개되었던 대구시는 1996년부터 2006년 말까지 11년간에 걸쳐 천만그루 나무심기를 진행했다. 그리고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을 포함한 담당 공무원들이 수차례에 걸쳐 다른 단체에 견학 및 연수를 통해 추진력을 높였다고 한다. 2000년에 기상청과 계명대의 공동분석결과 나무 심기를 시작하고 4년 만에 1.2도 가량 평균 기온이 내려갔다고 한다. 충분히 배울점이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사례를 배운다면 이러한 현상과 결과만을 배워서는 안 될 것이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나무심기 초반부터 인내심을 가지고 시민들을 설득하였다. 가령 상점 앞의 가로수가 간판을 가린다면 상인들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설득과 이를 위한 노력이다. 나무를 다량으로 나누어 주고 홍보활동은 물론 다양한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하였다.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인 여론은 좋은 호응으로 바뀌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사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막무가내 식이 아닌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낮은 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시는 이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곳이 아니다. 도심 공원의 관리, 운영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시의원과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의견을 청취하고 있고,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따른 각종 위원회를 상설화하여 실질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무심기와 가로수 공원 조성과 관리에는 시민단체의 의견수렴이 일상화 된 일이라고 한다.

우리 원주시가 대구시나 일본의 여러 사례를 배우고자 한다면 드러나는 현상만을 배워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대구시가 약 11년간 심은 천만그루의 나무를 원주시는 약 4년 정도로 목표를 잡고 있다고 들었다. 나무심기는 가시적 성과가 지표가 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시행착오와 민원에 대해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설득이 필요하다.  의견 수렴과 설득은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도심 나무심기에서 제기되는 문제, 사유지에 나무를 심기 위한 소유주와의 문제, 교통섬 식목이 교통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과 민원 등은 결국 원주시의 의지가 진정성이 있느냐의 문제로 남을 것이다. 

원주시는 나무심기를 통해 푸른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의 사업을 보다 치밀하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더 많은 노력과 성의를 보여야 할 듯 하다.

한낮 차가 다니지 않는 중앙로의 울창한 나무 숲 아래서 매미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