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동에는 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조직이 있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운영중인 독거노인전담봉사대가 그 것. 정기적인 청소·목욕봉사 활동을 펼치는 등 홀로 사는 노인들을 친부모 이상으로 보살피는 이들의 활동은 원인동 전체에 노인공경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공무원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지난달 20일에도 부양가족 없이 홀로 사는 노인이 동주민센터 직원들과 후원자의 선행으로 큰 불편을 덜었다.

 김모(70) 할머니는 최근 가스레인지가 고장나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오래되고 낡아 남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 가스레인지지만 할머니에겐 유일한 부엌살림. 특별한 돈벌이도 없고 부양가족 없이 홀로 살다보니 고쳐서 쓴다거나 새로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할머니의 딱한 소식을 듣고 원인동주민센터(동장: 유기천) 직원들이 달려왔다. 직원들은 가스레인지가 너무 낡아 수리가 불가능하자 후원자를 물색했고, (주)원창기업(대표: 김영호)이 나서 할머니에게 새 가스레인지를 선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탁기가 있는데도 설치를 하지못해 손빨래를 하는 할머니를 보고 직원들이 즉석에서 팔을 걷어 붙였다. 직접 자재를 구입해 설치하고, 작동법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직원들은 앞으로도 할머니댁을 정기적으로 방문, 생활불편을 해소해 줄 계획이다.

 유기천 동장은 "독거노인전담봉사대가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동민 모두에게 노인공경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원인동이 다른동과 비교해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가장 부자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