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와 원주시의회 간 의원발의 조례제정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되면서 조례제정과 집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대 의회 들어 의원발의로 제·개정된 조례는 부결된 조례를 포함해 모두 33건. 2대 의회 2건, 3대 의회     4건, 4대 의회 4건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조례제정에 대한 상반된 입장
의원발의 조례가 많아지자 원주시는 지난 5월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의원발의 조례 제정절차의 수정을 요구했다. 원주시는 당시 재원조달방법까지 결론을 얻어서 조례를 제정해야만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조례를 심의하기 전 집행부가 조례의 적법성과 예산 부담 가능성을 미리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의회에서는 집행부의 법적 검토가 항상 옳다고 볼 수 없고, 조례가 제정되면 이를 근거로 당초 예산을 편성하는 게 옳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논란이 되는 혁신·기업도시 주민지원 조례에 대해 원주시는 재의요구를 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아니하고 예산의 지원액이나 기금의 출연 규모를 정한 것은 자치단체장의 전속적 권한인 예산 편성권·집행권을 사전에 관여하는 것으로 지방자치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조례가 요구하는 재정분석 필요
한 관계자는 "지방재정에 부담을 준다는 집행부 주장과 조례가 제정되면 이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회의 주장이 공전하는 이유는 조례가 요구하는 비용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례를 분석, 조례에서 요구하는 재정의 운영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기지방재정 계획을 심의할때 사업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처럼 조례에서 요구하는 재정의 운영계획을 세우면 조례에 따른 사업의 우선 순위도 정할 수 있고 조례제정 억제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례는 각 분야별 원주시 미래비전
원주시의회는 지난달 30일 2008년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면서 의원발의 조례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원주시에 대책을 요구했다. 원주시는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조례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산이 수반되는 주민지원 조례 대부분은 '지원할 수 있다'라는 임의규정인데, 재정이 허락하면 반드시 해야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조례가 예산편성의 자료 또는 근거,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이 나라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조례가 자치단체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조례로 해결할수 없는 영역도 물론 있지만 각 분야 별 원주시의 미래비전을 담은 조례를 제·개정하고 이를 근거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례에 원주시의 정체성과 미래비전을 담고 이를 근거로 예산을 편성·집행할때 주민참여 또한 활발해져 지역의 자치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