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감안하면 논의 시작해야'

　원주에 한국은행 원주지점이나 분실이 설치돼야 한다는 여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도시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데다 기업체 이전이 이어지면서 자금회전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2011년 이후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면 여·수신 규모가 지금보다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3개 공공기관의 연간예산은 17조원에 달한다. 원주시 1년 예산이 6천억원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때문에 시중은행들도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 지점장급이 관리하는 지점에서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1급 지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0년 내부 구조조정에 따라 원주에 있던 한국은행 강원본부 원주분실을 폐지하고 강원본부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에따라 원주에 있는 금융기관들은 자금 청구와 불입을 위해 매일 또는 2~3일에 한번꼴로 현금을 싣고 춘천으로 오고가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원주시청출장소 이병로 과장은 "원주권내 금융기관들은 경비업체에 현금수송을 맡기고 있다"면서 "지역내  현금수송은 어렵지 않지만 춘천으로 수송하는 것은 도난위험은 물론 비용면에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강원본부 양성우 차장은 "공공기관 이전시  금융권 움직임이 커질 것은 예상하고 있지만 한국은행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추세여서 지점이나 분실개설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권 여·수신 규모가 강원도청이 있는 춘천을 추월한 상황이어서 원주지점 설치뿐 아니라 강원본부 이전까지도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강원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춘천은 수신규모가 154억원 감소했지만 원주는 527억원이 증가했으며 여신규모도 춘천보다 많다. 또한 여신총잔액도 원주권은 4조1천218억원인 반면 춘천시는 3조4천960억원으로 7천억원이나 많았다. 예금은행과 비은행 점포수도 춘천이 75개, 원주가 79개다.
　원주시 관계자는 "여·수신 규모나 금융점포 수에서 춘천과의 차이는 갈수록 커질수밖에 없는 만큼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장기적으로 원주에 위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청이 춘천에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춘천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금융업무 효율성면에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한국은행 지점 개설이든 강원본부 이전이든 정치적 논리가 크게 좌우하는 만큼 지역정치인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