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엄두를 못내고 망설이는 사람들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되고 싶어…"

　'시 쓰는 어묵장수'가 강단에 선다.
　건설업체 사장에서 어묵장수로, 평범한 어묵장수에서 시인으로, 시인에서 인생 상담가로. 중앙동 원주우체국 앞 작은 트럭에서 10여년째 어묵을 팔고있는 황동남(57) 씨는 화려한 이력 만큼이나 소설같은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다 부도를 맞고 한 때 자살까지 꿈꿨지만 홀로 포장마차를 차린 아내와 그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가족들 덕분에 마음을 다잡았다. 다시 꿈을 꾸게 된 그는 "가족과 시가 있어 새 인생을 찾았다"고 했다.
　틈틈이 쓴 시를 모아 2002년 자신의 애환을 다룬 '손깍지 사랑'을 발표했으며 2006년에는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고통과 서러움을 이야기 한 '달맞이꽃 손깍지 2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더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원주평생교육정보관과 상지영서대, 상지대 평생교육원을 찾아 공부를 게을리하지 읺았고, 그런 노력이 밑바탕이 돼 2005년에는 동백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당당히 등단의 꿈을 이뤘다.  
　황 씨는 오는 4일부터 봉산동 원주종합사회복지관에서 문학강좌를 맡기로 했다. 그동안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황 씨의 삶이 소개되며 전국 각지에서 초청강연 요청이 쇄도했지만 1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전문 문학강좌를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첫 제의를 받았을 땐 고민도 많았다. "나 같은 사람이 강의를 한다고 하면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정말 고민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시를 처음 쓸 때 용기를 불어넣어 준 아내가 이번에도 힘이 됐다. "당신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내의 한 마디에 용기를 냈다고 했다. "그동안 받고만 살았는데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이 기회를 통해 최선을 다해보자고 결심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는 황 씨는 때문에 강사료도 거절했다. 강좌를 맡는 것은 어디까지나 또 하나의 봉사라고 생각했기 때문.  
　매주 화요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2시간씩 진행되는 이 강좌를 통해 황 씨는 시, 수필, 동시, 시조 등 자신이 아는 만큼의 문학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황 씨는 "글을 쓰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몰라 엄두를 못내고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강좌를 맡기로 했다"며 "시, 수필 등 문학의 각 장르별 기초부터 하나하나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강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새로운 인생을 설계중인 황 씨. 인생의 밑바닥에서 좌절과 재기를 모두 경험한 그의 도전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