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이렇다. 각 학교 방과후학교는 교사들이 아니라 외부강사에 맡겨 운영되고 있다. 외부강사들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지도하는 대가로 일정액의 강사료를 받는다. 그런데 강사들이 실제 받는 돈은 이중 절반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학교에서는 강사의 개인통장으로 입금해 준다. 문제는 이 통장을 업체에서 관리하면서 업체몫을 제외한 금액을 강사에게 준다는 것이다. 강사료를 중간에 가로 채는 이유는 강사로 일할 수 있게해준 데 대한 대가라고 할 수 있다. 강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업체에 잘못보였다가는 그나마 일자리를 잃게될까봐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방과후학교 강사는 학교로부터 270만원을 받는데 실제 자기 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은 130만원 정도라고 한다. 말이 안되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일부 학교들이 강사를 직접 채용하지 않고 업체에 프로그램을 맡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지난해 초에도 문제가 됐었다. 당시 원주교육청은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게하기 위해 강사 채용시 학교 및 원주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반드시 강사 개인과 계약을 체결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이런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원주교육청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한다. 지난해 문제가 발생한 이후 지속적으로 방과후학교 강사에 대한 개별계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본지 취재에 의하면 꽤 많은 학교들이 업체에 소속돼 있는 강사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서류상으로는 개별 강사와 계약을 맺는 형태를 취했으므로 겉으로 보면 교육청 지시를 잘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각 학교 책임자들이다. 교육청 지시도 있었던데다 불공정한 계약의 폐해를 뻔히 알면서도 이런식의 운영을 계속하는 것은 업체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받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원주교육청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조사를 한 후에 이에 필요한 강사를 공개모집하는 것이다. 개별 학교에 강사 선정을 맡기는 것은 업체의 로비에 노출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공정한 선발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선발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해서 선발한 강사들을 각 학교에서 활용한다면 강사운영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강사의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평가해 재계약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강사료를 중간에서 착취 당하므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수준 높은 강사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각 학교 교장에게 있지만 원주교육청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주천 공원화, 속도전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