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권사수시민연대(단구·단구본·봉산·태장1동, 이하 주거권연대)를 중심으로 이뤄진 주택재개발 문제는 작년 한해동안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취소를 놓고 법적 논란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원주시는 4개의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사 선정 계약해지를 위한 시정명령을 내렸고 약속한 기일까지 계약해지가 이뤄지지 않자 작년 10월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취소 예고통지를 보냈다. 이에 따라 일부 추진위원회는 춘천지방법원에 승인취소처분 유예가처분을 했고 지난 14일 각하판결이 내려졌다.
이와 함께 원주시는 지난 12일 단구4통 추진위원회에도 오는 3월말까지 시공사 선정 계약해지를 하지 않으면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취소하겠다고 예고통지를 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주거권연대는 지난 13일 원주시를 항의방문해 작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단구4통 추진위원회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야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잘못된 행정처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거권연대 권영도 사무국장은 "단구4통 추진위원회는 이미 승인취소 예고통지까지 진행된 상태인데 이제 와서 다시 시정명령 통지를 하는 것은 주택재개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행정처리를 하기 전 일정기간 동안 소명기회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시정명령 통지가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권 사무국장은 "단구4통 추진위원회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추진위원회 승인취소시기가 또다시 미뤄지는 것 아니냐"며 "단구4통과 별도로 이미 승인취소예고통지가 내려진 추진위원회는 승인취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원주시가 단구4통에 보낸 시정명령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에 제77조 2항에 근거해 보내졌다는 것이다. 77조 2항은 주택재개발사업이 공익을 해할 경우라 인정될 때 추진위원회 승인취소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판단근거가 미흡해 1항을 삽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추진위원회에 보내졌던 시정명령은 1항과 2항을 근거로 이뤄졌는데 똑같이 진행된 단구4통 추진위원회만 1항이 빠지는 것은 잘못된 행정처리라는 것. 1항은 도정법에 의한 명령, 처분이나 사업시행계획서 또는 관리처분계획을 위반한 경우이다. 즉 법적 위반이 이뤄지면 승인취소가 가능하다는 것.
원주시 관계자는 "2항만으로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단구 4통만 별도의 특혜를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거권연대는 최근 원주시가 법제처를 통해 질의한 내용에서도 추진위원회에서 시공사 선정에 대해 1항에 근거해 승인취소 등 그 밖의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2항을 근거로 시정명령이 이뤄지면 자칫 승인취소를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원주시는 춘천지방법원에 계류중인 소송문제와 감사원감사 결과에 따라 승인취소 등의 행정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택재개발 법적 논쟁은 3월 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도권 광역철도 원주 연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