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기독병원 설립자이신 칼 웨슬리 쥬디 선교사님께서 지난 1월 3일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선교사님께서는 1948년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해 1983년까지 35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시고 많은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선교사님께서 한국에 오신 1948년은 해방 이후 혼란기였으며 이후 6.25전쟁으로 일시 귀국하셨다가 1953년 다시 돌아오셔서 당시 허허벌판이던 이곳 원주에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그 결과 1957년 미국 감리교선교부와 캐나다연합교회가 공동으로 병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1959년 11월 9일 드디어 원주기독병원이 문을 열게 됐습니다.
　선교사님의 숭고한 삶과 업적을 짧은 시간에 다 말씀 드릴 수는 없으나 우리들에게 특히 의미있는 것은 현재 몸담고 있는 원주기독병원을 선교사님이 건립하셨다는 것. 바로 그것이 무엇보다 벅찬 감동이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선교사님께서는 병원 설립 이후 1976년 연세대와 합병해 원주의과대학이 설립될 수 있는 기초와 토대를 만들기 위해 연세대를 오가며 많은 역할을 감당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원주기독병원은 명실상부한 중부권 최고의 대학병원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이면 병원이 문을 열고 진료를 시작한 지 50년이 됩니다. 반세기가 지난 이 시점에서 우리들은 선교사님의 뜻을 이어 하나님의 사랑과 봉사정신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고자 새로운 장소에 새 병원과 대학을 건립하려 합니다.
　1957년 11월 15일 병원 기공식 때 첫 삽을 뜨시던 선교사님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서 우리도 빠른 시일 내에 새 병원 기공식의 첫 삽을 뜨며 선교사님의 숭고한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선교사님의 생애는 진정으로 짙은 어둠이 깃든 한국교회와 우리의 역사에 복음으로 말미암은 생명의 빛으로 사신 생애였습니다. 땅의 현실을 외면치 않으시고 땅을 끌어 올려 하늘에 잇는 땅의 생명의 일꾼으로, 생명의 씨앗으로 사셨습니다.
　선교사님께서는 이제 우리들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러나 선교사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믿습니다. 선교사님께서 뿌리신 씨앗들 속에, 선교사님께서 이룩해 놓으신 업적들 속에, 그리고 이제 새로운 병원과 대학을 건립하고자 하는 우리들 곁에 영원히 살아 활동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이 땅, 우리 역사에는 선교사님의 삶을 이어 사는 수많은 삶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갈 것입니다. 그리고 부족하지만 우리들의 삶으로도 이어져 우리 병원 내에서도 선교사님께서 살아 활동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추모사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송재만(연세대 원주기독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