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주부볼링클럽
금요일 오전이 기다려진다는 주부들. 중앙볼링장에서 볼링을 즐기던 주부 10여명이 모임을 만든지 9년째.
매주 금요일이면 틈틈이 닦은 서로의 실력을 겨뤄보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주부 동우회가 이렇게 오랜세월 이어져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은하수클럽 주부들은 ‘친자매처럼 지내다보니 성격이 비슷해진건지, 원래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이여서 친해진건지’가 헷갈릴 정도로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14명인 회원중 독특한 구성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3명의 회원이 남편들이 한 형제인 친 동서지간이기 때문. 맏동서인 황미숙씨, 둘째 신명예씨, 막내 심성숙씨가 똑같은 취미를 갖고 같은 동우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 얼마전 시장배 대회에 이들이 3인조로 출전했는데 비록 입상은 못했지만 가족애를 발휘해 주위 사람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김금례씨(40)는 “30대이던 회원들이 어느새 40대가 됐지만 모두들 20대인 것으로 착각될 정도로 젊게 지낸다”고 자랑한다. 운동을 하면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고 정신이 건강해지면 신체도 저절로 건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주부에게 볼링이 좋은 이유를 묻자 ‘가족들 뒤치다꺼리와 집안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딱 좋은 운동’이라고 말한다. 파트너없이 혼자 할수 있고 시간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으니 주부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것.
은하수 클럽 회원들은 혹시 실력이 생각만큼 늘지 않아 포기하고 싶다는 슬럼프에 빠지게 되더라도 힘든시기를 겪었봤던 선배가 후배의 손을 잡아주기 때문에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미시파워’도 과시한다. 팀 애버리지(평균득점)를 170점으로 정해놓고 미달되는 점수만큼 1천원, 2천원씩 벌금을 받는다. 연습을 게을리하다보면 3~4천원씩 벌금을 내게되기 때문에 열심히 운동하게 되는 활력소가 된다.
엄태원 회장(42)은 “예전에는 팀 애버리지가 140점이었는데 회원들의 실력이 함께 향상되면서 170까지 올라간 것”이라면서 “목표를 정해놓은뒤 성취하게 되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렇게 실력이 늘면서 각종 대회에서 회원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현재 원주를 대표하는 여성 대표 가운데 절반인 3명이 은하수클럽 회원일 정도. 지난 99년 시장배 대회에서는 은하수 팀이 1위를 차지하는등 협회장배 대회등에서 다수 입상해 원주시볼링협회 창단이후 여성팀이 1위를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원주지역 8개 주부볼링클럽이 속해있는 원주시주부볼링동우회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5일 은하수 클럽 회원들은 밥상공동체에서 배식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연말 볼링동우회에서 불우이웃돕기 볼링대회를 개최했는데 수익금을 전달하러 복지시설을 방문했던 게 계기가 돼 봉사활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내년에 창단 10주년을 맞는 은하수클럽.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의미있는 일을 꾸미자는 은밀한 대화가 오갔다.
창단 10주년기념 은하수클럽배 가족볼링대회를 개최하자는 것. 오랜세월 쌓아온 우정을 바탕으로 이제 어려운 이웃을 돌볼줄 아는 멋진 아줌마가 되자는 다짐과 함께….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