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봉(원주생협 부이사장)

진정한 의미의 평화팡파르는
북쪽의 군악이 함께하는 것.
다음 팡파르에서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길 …
남남북녀라는 말처럼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미녀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8.15민족통일대회에선 조명애라는 스타를 배출하였다. 인터넷에 팬클럽이 생기는등 북한미녀 신드롬을 만들더니 이제는 아시안게임 응원차 내려온 북한 미녀 응원단이 또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경기의 긴박함과 응원단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시안게임의 새로운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스타만들기를 통한 언론의 상술 또는 남성우위의 사회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문제 제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결국 남북의 통일이라는 것은 이성적 접근으로는 힘들다고 본다. 우리가 닮은 모습, 같은 언어, 비슷한 취미등을 통해서 어쩔 수 없이 하나의 민족이라는 것, 서로가 총부리를 겨누고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난 역사도 새롭게 평가될 수 있다. 더도 덜도 말고 그냥 그대로 보고 싶을 뿐이다. 아시안게임 입장식때 서로 손을 잡고 입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찡해오는 것을 느꼈다. 감동이라는 문화코드는 그 어떤 이념과 체제라도 우리를 가둘 수 없다.

지난 6월 월드컵때의 붉은 함성과 하나됨도 바로 월드컵이라는 문화코드였다. 좌우 가릴 것 없이 우리는 광장에서 하나였다.
10월은 결실의 달이자 문화의 계절이다. 곡식의 수확과 그 넉넉함을 함께 나누는 문화판은 처음부터 하나였다. 그러나 올해는 예기치 못한 강원도 대수해로 우리 지역에서 준비해온 많은 행사들이 축소 또는 취소되는 아픔을 지켜봤다. 그런 와중에 23일부터 28일까지 ‘세계평화팡파르’라는 행사가 우리 지역에서 열린다. 일종의 세계 군악제다.

그런데 군악은 전쟁시에 출전을 독려하는 전쟁음악이다. 남북이 아직 휴전협정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군악이 평화음악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못내 지울 수가 없다.
여러가지 평화적인 상황이 연출되고는 있지만 아직 우리에게 북쪽은 경계 또는 조심해야 될 ‘저 너머’라고 교육하면서 세계군악이 과연 평화 팡파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평화 팡파르가 되려면 그 자리에 북쪽의 군악이 함께 해야 한다. 남북군악이 어우러져 아리랑을 연주하는 바로 그때 비로소 평화 팡파르가 되지 않겠는가? 남북군악이 주가 되고 다른 나라의 군악이 축하해주는 자리가 될 때 진정 세계평화가 연주되는 팡파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팡파르에서는 그들을 보고 싶다.


그러면 원주는 평화의 도시, 생명의 도시가 될 것이다. 휴전선 철조망을 뜯어다가 그곳에 평화의 철탑까지 만든다면 세계적인 예술품이 될 것이며 명소가 될 것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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