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 원(강원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농촌문제, 농업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새마을 운동이후 농촌에 대한 투자는 거의 미미하였다. 정부는 대부분 농업구조조정 차원에서 농업정책에 치중하여 왔다. 물가안정 정책의 일환으로 혹은 수출상품에 대한 대책없는 농산물 수입(수입쿼터물량: 중국에 휴대폰 팔고 마늘 수입한 최근 사례)으로 우리 농산물 가격 폭락은 농심을 멍들게 했다. 이제 산업으로서 농업은 포기해야 한다.

농업문제는 이제 복지차원에서 접근돼야 한다. 왜냐하면 이미 농촌에는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교육문화여건이 너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적 차원에서 농촌문제에 대한 계획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국가의 획일적인 계획은 불신을 불러와 예산의 낭비만 가져올 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농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촌마을에 대한 마을단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신뢰감을 갖고 서로 참여하여 만들어지는 주민참여형 자발적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가 시행하고 있는 새농어촌운동, 정보화시범마을계획, 친환경농업마을계획등 여러 가지 마을단위계획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마을도 있다.


이 농촌마을단위계획에서 중요한 기본 방향은 첫째,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 돕는 마을이 되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미래를 결정하고 마을 안팎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여 서로를 위한 계획이 되어야 한다.


둘째, 이 계획은 푸른 자연과 풍요로운 삶이 함께 하는 환경과 생태를 함께 고려하는 마을계획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마을 주민들이 생태적 생활양식을 실천하고 환경친화적, 생태적 생산방식을 실천하는 계획이어야 한다.


셋째, 이 계획은 전통과 문화가 꽃피는 마을단위 계획이어야 한다.
일과 놀이가 함께 하며 마을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및 계발하는 계획이어야 한다.


넷째, 주변지역, 도시의 이웃과 함께 농사지으며 공생하는 마을단위 계획이어야 한다. 지역사회(도시)와 상보적인 교육과 교류의 장으로 계획되어야 한다.


이러한 계획이 진행될 수 있도록 원주시는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은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되기 때문에 진행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주시가 매년 일정한 기금 혹은 예산을 마련하여 마을단위계획에 대한 공모를 하고 지역여건, 지역주민들의 의지등을 심사하는 마을단위계획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계획수립예산을 지원하여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집행하면서 고부가가치 환경농산물의 생산과 판매로 소득을 올리는 방법을 찾고 마을실정에 적합한 노력을 기울여 정부의 지원까지 끌어내는 방식이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시책이 불신에 찬 농민들에게는 필요하다. 자기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는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 농촌에는 아직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도움을 주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신뢰가 쌓이게 되면 점진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촌마을 만들기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과를 가져온다면 이를 도시지역까지 확대하여 운영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지방자치제의 성패는 얼마나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정신을 살려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되기에 이러한 시도는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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