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지방선거가 끝났다.
너무 많은 후보들이 나와서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그저 선거철이 되면 대형 현수막에 잘 나온 얼굴사진 떡하니 걸어놓는 것, 그게 학생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선거의 전부라고 하겠다.
비록 아직 투표권이 없어도 학생들인 우리도 원주 시민이다! 집에 앉아서 TV를 통해 특정 정당이 싹쓸이 한 선거결과를 지켜보면서 솔직히 우리나라 국민들의 투표 수준이 너무나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현 정권에 불만이 있어도 이런 식의 투표는 학생들인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가 끝난 다음날 아이들끼리 학교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한 정당에 그렇게 몰아 주냐고. 그렇게 사람들이 생각이 없냐고. 나는 현 정부가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 서민들을 더 힘들게 만들고,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지역주의를 오히려 부추기고…. 이런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어떠한 잘못을 했든 이번 선거결과는 엄연히 잘못된 것이다. 그저 한 정당이 싫어서 다른 정당에게 몰아준다? 싹쓸이 하며 선거에서 선택받은 정당은 앞으로 각 지역의 참다운 일꾼이 될까?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많은 후보자들로 인하여 후보가 누군지 제대로 알길 조차 없고 따라서 모 신문에서 본 특정기호인 사람들이 많이 뽑혔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사실이 되어버린 선거결과를 만들어 냈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아마 기존 선거보다 훨씬 더 많은 학연, 지연이 동원 되었으리라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듯 싶다.

나도 짧은 인생이지만 살면서 수많은 선거를 치르고 지켜봐 왔다. 선거는 항상 뽑는 사람들로 하여금 설렘을 느끼게 하고 후보자로 하여금 떨림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올바른 경쟁을 통하여 선거 결과가 나왔을때 모두가 그 결과에 승복하며 선출된 사람을 따르게 된다. 물론 선거라는 게 항상 올바른 사람만을 승자로 만들어 주진 않는다. 후보자의 자질보단 그 사람의 주위를 둘러싼 환경이나 집단의 힘, 사회의 분위기, 돈이나 권력 등으로 승자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물론 이번 선거는 그러한 결과가 아니였길 바랄 뿐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정당 한나라당, 열린 우리당, 민주 노동당, 그리고 민주당까지 이외의 정당은 내가 잘 모르는 범위이고 신문을 보면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벌써부터 각 당에서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계신듯 보였다. 누구를 영입하고 신당을 창당하고 어쩌구 저쩌구 누가 될진 모르겠지만 너무 머리 굴려서 이리 재고 저리 재서 대선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선 같은 경우엔 지방선거와 달리 후보 중심형, 인물 중심형 선거라고 하니 자기의 자질을 보여줄 수 있는 일을 하는게 훨씬 더 대선 후보다운 모습일 것이다. 대선만큼은 정말 우리나라의 한줄기 역사를 만들어 나갈 사람을 뽑는 것이니 정당이나 언론의 의도에 관계없이 참된 일꾼이 뽑혔으면 하는게 우리 모두의 바람일테니까…. 작년 까지만 해도 내가 속한 원여고에서도 학생회장 선거 전에 강당에서 후보자 연설을 하면서 노래를 틀어놓고 코믹한 댄스를 보여주며 좀더 학생들을 많이 웃긴 후보가 당선이 되는 현상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연설만하기로 규정이 바뀌어서 제대로 학생회장 선거를 치루었지만 작년 선거까지만 해도 이미지 선거, 후보자의 자질이 아닌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는 참된 선거의 범위를 벗어난 선거처럼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훌륭한 선거문화를 위하여 메니페스토 운동을 하였다는데 메니페스토 운동에 동참하신 원주지역 당선자님들 꼭 지켜주시기 바란다. 이제 모든 선거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원주시민 여러분. 우리 당선자님들께서 얼마나 잘 해내시는지 끝까지 지켜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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