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대학 등록금 1천만원 시대! 설마설마 했던 순간이 눈앞에 도래했고, 브레이크 고장 난 등록금을 멈출 수 있는 사회적 합의도 부족한 상태다. 300만 대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둔 가족까지 합하면, 1천만의 국민들이 등록금으로 인하여 고통 받고 있는 데도 말이다.  

IMF 이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매년 상승에 상승을 더해왔던 대학 등록금은 올해는 더욱 심각하여 전국 평균 8~15%의 인상률을 보였고, 원주권 대학만 보더라도 상지대 9.1%, 연세대 12%, 한라대 6.5%, 원주대 7.5%가 인상되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돈이 없어서 대학교육을 포기해야 하는 나라, 빚으로 성인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나라가 돼 버린 것이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를 유괴하는 범죄까지 일어나고 있다.  

사회양극화는 대학에 그대로 투영되어 교육의 양극화 즉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서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고액등록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대학 구성원 사이의 갈등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이젠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서민 생계의 문제가 됐다. 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을 위한 대안도 사회적으로 공감하고 합의해야 한다.

정부부터 나서야 한다. 뒷짐 지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들어야 한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교육부장관 명의로 ‘2006년 대학 등록금 동결 권고안’을 발표하고, 대학들은 설득해야 한다. 더불어 대학생,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정부당국, 대학이 함께 모여서 등록금 문제의 실질적 해결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의체’를 구성하여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  
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교육협의회 등의 대학 협의기구도 마찬가지로 ‘2006년 등록금 동결 권고안’을 회원 대학에게 제시하며 자기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럴 때 정부재정지원 요구의 진정성도 살아날 수 있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고등교육재정 확충, 학생들의 대학 예·결산 심의의결권 보장, 사립대학 적립금 상한 법제화 등의 법제도 개선과제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이제 만성적인 ‘고액등록금’의 직접적 피해자인 대학생들도 변해야 한다. 새 학기마다 대학 당국을 상대로 벌이는 관성적인 투쟁에서 벗어나 당당히 교문 밖으로 나와 전국대학의 공동행동은 물론 사회적 의제가 될 수 있도록 사회,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학교 당국과의 힘겨루기 싸움이나 퍼센트 조정 협상에 매몰되는 것은 자칫 대학생들만의 문제로 협소화시키는 위험성을 갖는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지금 원주지역 대학부터 힘을 모아 ‘고액등록금’ 문제를 지역에서 의제화 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김현철(민주노동당 연세대 원주캠퍼스 학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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