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매지달맞이축제를 보고

문용주 흥업면장

흥업매지달맞이 축제가 벌써 14회를 맞았다. 회촌마을은 특히 지난해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문화역사마을’로 선정되고 금년1월에는 강원무형문화제 제18호로 ‘매지농악’ 지정되어 다른 어느해보다도 마을주민들이 기쁜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했다.
지난달 20일 흥업면장으로 부임한 이후 큰 행사를 어떻게 치룰지 걱정이 앞섰다. 며칠전에 강성태 회장님을 만나니 행사때마다 춥거나 눈이 오기도 하고 해토가 되어 행사장이 진흙탕으로 되면서 애를 먹었는데 올해는 면장도 바뀌고하니 날씨가 한 부주하겠지 하셨다. 5일 남겨 놓은 2월 7일 아침부터 눈이 퍼붓기 시작한다. 비상으로 일찍 출근해 직원들과 함께 우선 교통두절된 관내 마을의 연결도로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하루종일 작업을 하여 겨우 통행을 시켜 놓으니 저녁때가 다 되었다.
매지리 쪽에서는 쌓인 눈이 그냥 녹으면 행사장이 물 논이 된다고 시로 지원요청을 하라고 난리였다. 시에서는 전 장비가 시 관내에 투입되어 작업중이라고 내일이나 기다려 보라고 했다. 기온도 영상으로 오르고 다음날 조치예정으로 일단 퇴근을 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있지 않은가! 어제 한 제설작업이 헛수고 였다. 다시 전직원을 동원하여 빠른 시간내에 도로작업을 마치고 오후에 대형트랙터와 모래를 싣고 회촌부락으로 향했다. 벌써 주민들이 반정도를 치우고 있었다. 2시간의 작업을 끝내고 돌아왔다. 다음날 다시 시의 도움을 받아 모래펴기작업을 하고 행사장 준비를 마쳤다. 모두들 제설작업으로 지쳐 있었다. 행사장 최종적 점검을 마치니 바로 제설작업이 이루어져 걱정했던 것보다 양호 했다.
음식준비 등 손님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는 마을주민들의 밝은 웃음이 행사가 성공적일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했다.
드디어 2월 12일 행사날이다. 일요일이지만 우리지역의 큰 행사라서 오후에 직원들을 출근시켰다. 1시40분쯤 회촌부락으로 올라가니 벌써 길가에 늘어선 차들이 행사분위기를 돋웠다.
날씨도 제법 따뜻하고 벌써 많은 시민들이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논가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연들이 떠오르고 있고 쥐불놀이 깡통을 만드는 아이들, 소원지에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꽂는 아이들, 투호놀이하는 아이들, 얼음썰매장의 아이들, 모두가 어린이 세상이었다.
2시가 되어 사회자의 방송과 함께 매지 달맞이 축제가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윷놀이대회 등 어른들의 행사가 흥을 돋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음식코너에는 많은 인파로 붐기기 시작했다. 3시간의 참여 행사가 마무리 되고 달밤놀이마당이 시작됐다. 창고 뒤에서 연습중이던 50여명으로 구성된 매지 농악대가 출현했다. 당산제을 위하여 긴꼬리로 이어지는 농악대는 마을을 가로 질러 왕복 30분 거리의 앞산 중턱에 있는 마을서낭으로 오늘의 무사안녕의 행사를 위하여 신을 모시러 출발했다. 꽹가리며 북을 치며 산을 오르는 오색의 농악대의 무리는 넘어가는 햇볕으로 더욱 장관을 이루었다.
신을 모셔온 농악대가 도착하자마자 당산제가 시작됐다. 마을 어르신의 제주로 몇몇 참석자가 제를 지냈고 나도 처음으로 제주를 올리며 마음속으로 행사가 잘 끝나도록 소원을 빌었다.
당산제가 끝나고 매지농악의 시연이 이어졌다. 강성태 회장의 노력으로 옛 고유의 농악을 전수받은 제자들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풍물놀이를 접했다. 주위를 둥글게 둘러싸고 보는 시민들의 어깨도 덩달아 들썩였다. 많은 사진작가들도 작품사진을 위하여 몰려 들었다. 이어지는 강강 수월래가 농악대와 전 참여시민들이 함께 달이 뜰때까지 이어졌다.
18시40분 드디어 달맞이 시간이 가까워지고 마을 앞산으로 대보름달이 머리를 내밀었다. 무대에서는 조명과 함께 달맞이 노래가 피리소리로 구성지게 울려퍼지고 있다.
거줄다리기 이후 달집태우기가 이어졌다. 7~8m의 달집은 다른 어느 곳의 달집과 비교도 안될정도로 컸다. 또 달집이 쓰러지는 쪽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드디어 기름이 뿌려지고 동시에 점화가 됐다. 거대한 불기둥이며 모든 시민의 소원이 적힌 소원지가 불과 함께 타 들어 갔다. 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전년보다 2배인 대략 3천명이상은 참여했다고 한다.
요즈음 농촌이 어렵다고 한다. 밀려드는 외국 농산물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농촌의 현실. 금년도에는 농촌의 어려운 문제가 답집태우기와 함께 소멸되어 풍요로운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아무튼 우리지역에서 14회째 계속되고 있는 이러한 축제에 처음으로 참여한 것이 부끄러우며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이어가는데 적극적으로 홍보 하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15억이 투자되는 회촌 역사문화마을사업의 완공으로 전국제일의 마을 과 무형문화제의 ‘매지농악’이 영원히 계승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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