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부근 블랙지역 지정 … 과태료 높게 부과해야

주차 묵시적 허용도로 공식화해 주차장 확대 필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으로 단속요원과 운전자들간 ‘주정차 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2만3천여대의 불법 주정차를 적발해 9억5천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나 하나 쯤이야 …

교통체증의 주범 ”




하루평균 63대의 불법 주정차를 적발했으며 262만원의 과태료를 부담한 셈이다.

상습적으로 불법 주정차 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원주기독병원 진입로를 비롯해 원주우체국 골목, 영강춘에서 동창약국사거리에 이르는 도로등 주로 인구밀집지역이다.

또한 원일로와 평원로는 소수의 불법 주정차로 인해 실제 차량이 소통할 수 있는 도로는 편도 1차선에 불과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 정류장 근처의 불법 주정차는 시민들이 도로 한가운데서 버스를 탈 수 밖에 없는 위험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3월부터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예고없이 즉시 단속하고 있으나 단속요원이 없는 틈을 이용해 불법 주정차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단속요원 김모씨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결국 원주시 도로를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불법 주정차 1대로 인해 2차선 도로가 1차선 역할밖에 수행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잘못을 지적하는데 대한 운전자들의 수용자세 부족및 유료주차를 기피하는 이기주의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공영주차장과 공공기관등에서 유료로 개방하는 관내의 주차시설은 264개소이며 1만1천여대의 주차가 가능하지만 유료주차장 이용률은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이 계도 위주의 소극적 대응으로 치닫는 상황도 불법 주정차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 97년과 98년 4만여건에 달하던 단속건수가 99년 2만6천건, 지난해 2만3천건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민선시장의 단속의지와 직결되는 문제로 매년 5천대이상 차량이 증가하는 현실을 역행하는 처사로 지적받고 있다.

이밖에 집중 단속구역외 도로에 대해서는 민원이 발생할때만 단속을 실시하는 형편이어서 단속의 형평성을 제기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높다.

지난해 경기도는 시군구의 모든 공무원들이 불법 주정차 단속권한을 갖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하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 과태료 납부기간이 경과할 경우 20%의 가산금을 내도록 관련법 개정도 추진했으나 행정권 남용이라는 시민단체및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랐다.


부천시에서는 지난 99년말 불법 주정차 근절을 목표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하루평균 800여대의 차량에 위반스티커를 발부했으나 마구잡이 단속이라는 시민들의 불만을 초래하기도 했다. `


이처럼 자치단체별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획기적인 대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반면 서초구에서는 사랑의 권고엽서 보내기 운동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교통안전지도자회 회원들이 불법 주정차 차량을 비롯한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카메라로 찍어 건교부와 지차제의 협조를 받아 해당 운전자에게 계도용 우편물을 보내는 것이다.


이 운동의 목적은 운전자들에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심리적 부담을 줘 교통법규를 지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있다.

원주시도 교통체증 해소및 보행자의 권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특성화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대해 일산동에 거주하는 최모씨(36)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가장 많은 불편을 겪는 교차로 부근 지역을 선정한 뒤 이른바 블랙지역으로 지정해 과태료를 일반지역보다 높게 부과하거나 집중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재 원주시에서 묵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외곽지 불법 주정차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여 주차면수를 대폭 확대한다면 어느정도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공청회등을 통해 시민참여및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시켜 해법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