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시행 50주년·강원감영제와는 별개
허가 받지 않고 계약 물의 빚어 운영권 놓고 상호비방 복마전

논란 끝에 재래시장총연합회(회장:최재희, 이하 연합회)의 야시장이 개설된다. 원주시는 지난 25일 연합회에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하천점용 임시 허가를 내줬다. 지역상인 참여, 시제시행 50주년과 강원감영제 행사와 별도 추진을 조건으로 허가를 내 준 것이다.
그러나 야시장 개설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원주시가 이 과정에서 일관성 없는 행정을 펼쳤을 뿐 아니라 임의단체에서 앞으로 하천점용 허가 신청을 해 올 때 또 내줘야 하는 선례를 남겼다. 연합회도 하천점용 허가 신청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상인들과 입점계약을 맺고, 외지상인은 절대 배제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물의를 빚었다. 뿐만 아니라 강원감영제 명칭 도용 논란, 야시장을 둘러싼 비리 폭로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안은 채 야시장이 추진되게 됐다.

원주시는 지난 18일 연합회로 공문을 보내 “관계부서 확인 결과 야시장을 허가한 사실이 없고 외지상인 임대, 시제시행 및 강원감영제 부대행사 명칭 사용, 외지상인 입점 유인 전단지 등으로 인해 원주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하며 이 같은 사항 발생 시 법적 제재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상 야시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원주시는 연합회 측이 이미 약속된 사항이라며 하천점용 허가를 강력히 요구하자 25일 허가를 내줬다. 연합회도 이미 계약을 다 마친 상태에서 하천점용 허가를 받지 못하면 큰 피해가 예상됐기 때문에 사활을 걸었던 상황. 결국 야시장은 연합회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지만 시와 연합회 모두 신중한 판단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연합회가 야시장을 추진하면서 야시장이 복마전으로 변한 양상을 띈 것은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회는 지난 2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계약서 하나를 공개했다. 모 인사가 강원감영제 야시장 계약서를 써 주고 2천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연합회 측은 이 계약서를 근거로 감영제에서 야시장을 추진하려던 인사들이 야시장이 무산되자 감영제위원회를 통해 연합회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인사는 “연합회가 오히려 외지상인을 받지 않겠다는 시와의 약속을 어기고 운영권을 외지인에게 넘겼으며 이는 야시장이 개설됐을 때 확인해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확인결과 연합회가 공개한 계약서에 따라 실제로 2천만원이 오갔으며 아직까지 해결을 보지 못한 상태이다.  
이 밖에도 감영제위원회가 명의 도용과 관련해 연합회를 경찰에 고발한 건은 잘 마무리할 수도 있었으나 연합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정면으로 비판해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야시장 관련 한 인사는 “야시장은 추진되지만 결국 연합회 뿐만 아니라 감영제 야시장 계약서를 써 준 사람도 모두 봉이 김선달 대동강물 팔아 먹은 격이다”며 “이는 오래 동안 굳어져 내려온 원주 야시장의 악습이다”고 말했다.  
원주시 또는 강원감영제 위원회가 앞으로 행사를 추진하는데 있어 야시장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가 큰 과제로 남게 됐다.
김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