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구간의 17% 진척 … 국비지원 뚜렷한 이유 없이 2년전 중단


“원주시민의 자존심, 국비지원 재개돼야”


판부면 금대리 영원산성 복원사업이 3년째 전혀 진전이 없다.


중세 산성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영원산성은 79년 강원도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된 데 이어 작년 6월 정부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447호)로 지정됐다. 임진왜란 때 지역주민들이 치열하게 격전을 벌이는 등 외적의 침입에 맞섰던 역사 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79억원을 투입해 오는 2008년까지 복원하기로 계획돼 있었으나 국비 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2002년부터 복원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전체 복원구간 2천409m 중 8억3천600만원이 투입돼 422m만 복원됐다.


원주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영원산성이 일부 훼손됐기는 하지만 보존이 잘 돼 있는 편이며 훼손된 것도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국비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복원하기로 결정하고 사업비까지 지원했다가 다시 번복한 이유 치고는 궁색하다.


더구나 문화재청은 온달산성 등 전국의 여러 산성을 복원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영원산성에만 이상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이와 관련 원주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복원 과정에서 산림 일부가 훼손된 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자 문화재청에서 예산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관련자 모두 무혐의가 입증됐고, 이는 복원사업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복원을 위한 국비는 계속 지원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사적지 지정까지 받았지 않은가.


국비가 지원되면 도비는 당연히 따라붙게 돼 복원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 문화재 발굴 차원에서도 영원산성은 지표조사만 이루어져 복원과 아울러 문화재 발굴조사가 실시돼야 한다.
원주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청을 방문해 국비 지원을 중단한 정확한 진위를 파악한 뒤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열린 제713주년 영원산성 대첩제에 참석한 한 지역인사는 “영원산성 복원사업은 원주시민의 자존이 걸린 일”이라며 “복원사업에 전 시민이 관심을 갖고 국비 확보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