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여론불구 해결쉽지 않아


전체 점포 중 절반만 영업
철거시 보상여부 난제


상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흉물화돼 가는 우산동 풍물시장에 대해 특단의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91년 노점상 정리차원에서 마련된 풍물시장은 현재 170여 개의 점포 중에서 80여 개 점포만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점포들은 거의 모두 1년 넘게 먼지가 쌓인 채로 비어있는 상태다. 그나마 운영을 하는 점포도 월 1만5천 원의 관리비를 내지 못하는 점포가 한둘이 아니다. 하루 종일 장사를 해도 집에 들어갈 택시비도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와 수도 시설, 건물이 노후돼 화재나 사고 위험성도 날로 높아 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설 명절 때는 노후된 전선에서 합선이 일어나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또한, 올해 시외버스터미널이 단계동으로 이전하게 되면 그야말로 풍물시장은 ‘흉물’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게 주변상인과 점포 주들의 견해다.


그러나 점포포기 각서를 쓴 상인은 2명에 불과하다. 점포에서 영업은 하지 않으면서도 시설투자에 들어간 비용을 보상받기 위해서 ‘버티기’를 하는 것이다.


정계영(53) 풍물시장 번영회장은 “다시 신축을 하던가 보상을 해주고 철거를 하던가 어떤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절반이 넘는 점포가 관리비도 안내고 나오지도 않다보니 그나마 운영하고 있는 점포까지 함께 주저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시급한 것은 1년 이상 비어있는 점포를 시에서 정리해 주는 것”이라며 “영업을 계속하는 점포는 시설을 보완하던가 신축해 한 곳으로 모으고, 나머지 비어있는 점포는 철거해 주차장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주시 기본 입장은 ‘철거’지만 91년 풍물시장 조성 당시 임대계약서 작성 등 기본절차를 하지 않아 강제집행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보상을 하려 해도 보상근거가 미약할 뿐더러 타 재래시장과 형평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시 담당자는 “철거가 기본 입장이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보상을 통해 건물을 철거하는 것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남교 시의원은 “상인들은 그 동안 무상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시에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아야 하고, 시도 점포 임대 당시 행정 상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적정 선에서 상인들의 생계보장 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4개 동 중 2개 동은 건물을 수리해서 한 곳으로 모으고, 2개 동은 철거해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갈수록 침체돼 가는 우산동 풍물시장.

김선기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