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번제 보장 대가로 돈 받아

“결국은 소비자 부담” 자율경쟁 보장해야


원주기독병원과 원주의료원이 원주관내 장의운송업체와 순번제 차량운행을 보장해 주고 수수료를 받거나 인건비를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기독병원과 의료원은 현재 원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장의업체만을 대상으로 순번제 계약을 맺어 차량 수요가 있을 때 정해 놓은 순서대로 운송업체와 유가족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기독병원은 순번제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간 소개로 병원과 개별업체이 계약을 맺어 운영되고, 의료원은 업체끼리 합의한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독병원은 운송요금의 15%를 전화비 등 운영비 명목으로 받고 있다.


또한 원주의료원은 장례예식장에 고용된 일용직 2명에 대한 인건비 월 140만원을 업체가 부담토록하고 있다.


일반 장례예식장이 유가족이 알고 있거나 원하는 장의운송업체를 선택해 수수료 없이 운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장의차 운송업체는 유가족이 원할 경우 병원 측과 계약이 안 된 다른 장의운송차량을 이용할 수 있지만 업체의 경우 15%의 관리비를 내지 않거나 일용직에 대한 인건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차량배정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관내 모 장의업체 대표는 “기독병원 장례예식장과 운송수수료 계약을 맺는 것은 이런 형태의 계약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병원 측이 특정 2~3개 업체와 계약을 맺거나 횡성 등 외지 차량을 부른다고 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약에 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독병원 관계자는 “15% 운송 수수료를 받는 것은 장의차량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받는 것”이라며 “순번제로 운영하지만 유가족이 원할 경우 타 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막거나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원주의료원 관계자도 “인건비를 주겠다는 것은 업체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업체끼리 경쟁을 피하려고 순번제 배당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병원 측의 입장에 대해 모 장의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영구차량은 요금이 자율화돼 있고 소비자가 각 업체의 차량과 요금을 보고 선택하도록 돼 있는데 병원 측이 운행요금의 15%를 공제하거나 인건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지적하며 자율경쟁체제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정거래 위원회 경쟁국 관계자는 “계약서를 확인해야 알겠지만 구속조건부 거래가 있으면 공정거래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