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지 원
(전 강원도교육청 교육국장)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근본모습은 변함이 없다.


변하는게 있다면 교육을 수행하는 학교의 역할과 기능이다”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는 어쩌면 거역할 수 없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이며 막을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우리가 맞이한 21세기는 문명사적 패러다임을 달리하고 있으며, 과거 우리사회의 전통적 권위주의가 급속히 해체되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가치관이나 사회적 윤리가 미처 자리잡지 못한 채 혼돈에 혼돈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N세대로 일컬어지는 오늘의 학생들은 그들의 다양한 욕구와 기대를 학교교육을 통해 실현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가치관이 예전과 현저히 다르고 성취욕구가 커질수록 기성세대를 향한 욕구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우리가 자랄 때는 저렇지 않았는데…”하면서 요즘 학생들을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평생 교육계에 몸담아 온 필자의 눈으로 보아도 지금 학생들의 사고와 행동은 예전의 어떤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합니다.


아예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들도 해마다 늘어나,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한 해 평균 6만6천여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매년 경찰에 가출신고 되는 중·고생들이 12만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한국청소년선도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학교가기 싫어서(40%), 부모와의 갈등(25%), 불량한 친구관계(25%), 학교선생님과의 갈등(3%)때문에 가출했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교실 붕괴’니 ‘교육부재’니 하는 매스컴의 보도가 이젠 생소하지 않습니다. 교육의 총체적 위기에 대한 상황적 변화에 교육 내부의 대처능력부족과 소극적 자세에 대한 책망의 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교권의 기반과 교육의 가치마저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교육이 변해야 한다’, ‘교사와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명제도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기인한다고 하겠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의 근본모습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변하고 바뀌는 것이 있다면 교육을 수행하는 학교의 역할과 기능입니다.
학생들에게 학교는 자신의 꿈과 이상을 소중히 가꾸어가는 배움터입니다.
새학교 문화창조의 당위성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사들에게 학교는 가르치는 보람과 즐거움이 넘치는 희망의 일터여야 합니다.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지원과 근무여건 개선을 통한 사기 진작이 그래서 시급합니다.


주민과 학부모에게 있어서 학교는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어야 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할 향토 인재 육성의 요람이어야 합니다. 평생교육의 학습장이면서 지역사회 문화창달의 산실로 가꾸어야 할 공동책임이 지역사회에 있다는 주장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마치 학교라는 수레에 학생들을 태우고 교사·학부모가 두 바퀴가 되어 보다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학교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생활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니면서 우리 마을과 고장에 존재하는 진정한 가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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