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전시실 사실상 창고”





97년 청소년 수련관에 설치

인력부족 이유로 개방 안해

“원주에 로아노크 전시실이란 게 있었어요?”

원주시가 로아노크시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청소년수련관에 마련한 로아노크 전시실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청소년수련관을 찾은 현지영양(15.북원여중)은 “친구들하고 공부하러 거의 매일 오는데 여기 전시실이 있는 건 얼마 전에 알았다. 궁금해서 2층에 올라가 봤더니 문은 굳게 잠겨있고, 소복히 먼지 쌓인 팻말 하나만 붙어 있었다”면서 “시험 때면 도서관 자리도 비좁은데 차라리 열람실로 만들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마련된 97년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시실 문을 연 날이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청소년수련관 관계자는 “지금부터라도 전시실을 개방하든지, 아니면 개방할 수 있는 다른 곳으로 옮기든지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전시실 개방여부는 원주시가 담당해야 할 몫인데 다들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원주시는 현재 전시실에 로아노크시와 관련된 약 300점의 전시물과 중요물품이 소장돼 있어 훼손을 염려해 개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전시실이 개방되려면 책임지고 담당할 관리자도 필요한데, 그럴 만한 인력이 없다”며 “시청사가 완공돼 전시실이 청사내로 이전되면 그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로아노크 전시실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물품 보관장소’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정인혁씨(33·단계동)는 “최초 전시실 목적으로 마련했던 것을 보관창고로 변경하겠다는 건 관리소홀에 대한 어이없는 책임회피”라며 “그러려면 이름도 로아노크 전시실이 아닌 로아노크 창고로 바꿔야 하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또한 “시청이 언제 지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자꾸 미룰 게 아니라 개방부터 하는 게 옳다”며 “자매도시에 대한 예의차원에서도 더이상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