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락에 상관없이 큰 목표를 향해 달리자

5·31지방선거는 이제 끝났다.
나는 그간 지방과 국가를 위해 황소처럼 지역민의 묵밭을 일구어 내겠다고 입후보했던 모든 분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감사를 드린다.

운동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반듯이 우열과 당락이 판정되는 이 대열에 참여하는 남편 혹은 아내를 위해, 자식을 위해 간을 조리며 무슨 죄라도 진 듯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허리 구부려 한 표 부탁한다고 절하며 명함을 돌리는 것을 보고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 이와 같이 뼈를 깎고 간장을 녹이는 아픔과 잠 못 이루는 나날을 보내며 가족은 물론 운동원 일가 친척이 총동원된 선거운동이 끝나고 투표와 함께 개표까지 마무리 됐다.

시작되어 희비애락은 계속되고 표의 행방은 치악산에 올랐다가 난데 없이 떨어져 골짜기에 떨어지기를 수십 차례, 보는 이도 애간장이 타는데 당사자나 가족 운동원을 말하면 무엇하랴? 예전에 선거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예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푸념도 하고 후회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남아가 일단 칼을 뽑으면 끝을 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일찍이 임진 왜란 당시 우리의 민족적 영웅인 이순신 장군은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로 다짐하고 싸우면 살 것이라는 그 유명한 단어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을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 중에 수십번씩 재창 삼창 백창 천창하며 정신과 유식을 불 살렀을 것이다.

상대방이 밉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심지어 마주치기 조차 싫었을 것이다. 어찌 당사자에게만 속한 문제랴, 가족은 가족대로, 운동원은 운동원대로 서로 대치하고 보니 심장이 뛰고 간장이 열에 혹사 당하고 소화 안되는 위장 등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아픔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평생을 두고도 한이 되어 감정을 조절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애당초 당락이 전체된 선거에 이미 출마자는 엄연히 이 진리의 법칙에 동의하고 나선 것이 아닌가? 사람은 선하심(先何心:먼저는 무슨 마음이고) 후하심(後何心:후에는 무슨 마음이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칠전팔기라는 말도 많이 들었을 것이고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고 하는 고사성어도 들었을 것이다. 파괴는 건설의 어머니요, 실패는 성공의 밑 걸음이란 말도 불행이 전제되지 않는 행복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이 모든 진리의 격언을 외면 해서는 안 된다.  

낙선자는 높은 산에 올라 나는 앞으로 더 큰 일꾼이 될 것이라고 아랫배에서 끓어 오르는 목소리와 절실의 모든 피를 입에 모아 온 몸에 시뻘건 다짐으로 외쳐라. '나에게는 감정의 적도 원망의 싹도 없다. 다만 더욱 큰 마음으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여 기어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패기를 매일 매일 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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