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후보를

2005년, 원주는 미래에 대한 급격한 변화가능성을 한꺼번에 수용했다.
억겁의 시간동안 미미한 변화를 덧칠해오며 살던 이곳도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보호막이 씌워진 공상 과학도시로 탈바꿈을 시작할지 모른다. 아직은 기업도시, 혁신도시의 단어만이 떠오를 뿐이지만 실제로 사업이 시작되면 그 위력에 새삼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인구 50만의 원주는 두 배 이상 늘어난 출퇴근시간의 조급함 속에서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찰나의 시간동안 광속으로 발전한 기술들은 현재의 우리에게 과연 무엇을 가져다주었으며 그로 인해 이전까지 생존을 위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는 지금 어떤 몸부림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10년 후, 사람들이 그리는 원주의 모습은 어떠한지 자못 궁금하다. 과연, 원주는 서울을 흠모하고 서울은 미국의 모습을 좇는 것인가?

진정한 발전은 사람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며, 살기 좋다는 것은 먹고 일하고 편히 잘 수 있고 걱정이 덜하면 족한 것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5. 31 지방선거 안에서 온 동네는 또 다시 개발천국이다. 개발된 곳은 탄력을 받았으니 그래야 하고 다른 곳은 이제 우리차례라 그래야 한단다.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발전은 결국 아파트 한 칸을 위해 스스로의 욕심을 부추기고 무분별한 개발에 동조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부에 대한 상대적 기준과 만족감이 진정 절대소외층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있으며 내 땅이 개발되면 환경은 필요 없는 것이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놓은 원주의 모습이다.
지방자치 10년을 넘어서는 지금, 과연 자치단체들은 그들의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으며 그 욕심에 대한 책임을 우직하게 질 수는 있을 것인가?

우리의 입장을 대표하게 될 사람들은 누가 만들어놓은 책임과 굴레를 지고 가는가? 그리고 또 다시 무엇을 만들려 하고 있는가? 부추기지 말자.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니면 이후를 위해 남겨놓자. 조급해하지 않아도 이미 정형화되어 가는 도시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우리들 삶의 여유를 너무 많이 앗아가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를 표방하는 건강도시 원주의 미래는 이제 개발도시로서의 원주와 반드시 타협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둘 사이에 필요한 균형과 조화의 선을 긋고 발전의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계속 아파서는 안 된다.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한 틀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유로운 삶을 방해할 수는 없으며 어울려 살아간다는 말속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디에 배치하면 되는가에 대한 정답 또한 있을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사람을 중시하고 소중한 원주를 주민들의 손으로 돌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 선택되어야하는 이유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사람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원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겠다고 하는 사람보다 우리의 요구를 귀 기울여 듣고 행동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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