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학 전성진군과 치악서적 원용범 대표의 숨은 이야기

생활 어려운 전군에게 참고서 제공해 주며 격려 … 등록금 없어 진학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등록금까지 선뜻


원주고교에 다니는 전성진(19) 학생이 졸업하던 날 어머니 방은자씨(47·대성현대아파트)는 “고마워요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 성진이에게 3학년 내내 학습서와 참고서를 무료로 줘 공부에 도움을 주고 대학 입학금을 대신 내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졸업하는날 알게 됐기 때문.


원동 현진아파트 상가 지하에서 ‘치악서적’을 경영하는 원용범씨(39·청구아파트)가 바로 그 고마운 은인이다.
원씨가 성진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서점을 경영하며 알게된 최일순교사(41)가 성진이의 딱한 사정을 들려주면서 부터였다.


성진이는 2학년인 2000년 7월, 아버지가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단란하던 가정이 기울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원씨는 성진이가 3학년동안 필요한 참고서나 학습서를 챙겨줬다.
원씨의 도움으로 성진이는 얼마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부에 합격할 수 있었다. 게다가 등록금이 없어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을 알고는 선뜻 등록금도 마련해줬다.


문막읍 대둔리가 고향인 원씨는 아버지 원광상씨(66)와 어머니 한만옥씨(65) 사이의 2남3녀중 둘째로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다.
대둔초교, 문막중, 진광고, 연세대 매지리 캠퍼스를 졸업한 원씨는 졸업과 동시에 서울로 상경, 4년전 원주로 내려오기전까지 출판업계에서 근무하며 젊음을 보냈다.


성진이를 돕게된 계기를 묻자 원씨는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 아닌가요”라며 조용히 미소만 지어보였다.
원씨는 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닐때 알게된 원주 모고교 학생에게도 책을 지원해 준적이 있었다.
원씨는 “두 학생 모두 어려운 형편인데도 항상 밝고 예의도 바르다”며 “학생들이 가정이 어려워 공부를 제대로 못하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도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 그리워 원주로 내려온지 4년.
원씨는 직원들에게도 자상하고 성실한 사장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또 부인 정금자씨(39)와 두명의 아들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기도 하다.


원씨는 “저도 어디서 들었는데 ‘덕을 쌓으면 이웃이 가까워 진다’라는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라며 서로에게 배풀며 사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진상용 기자>  syji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