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공고 로봇축구팀 ‘블루이글스’ 힘찬 화이팅

6월대회 앞두고 맹훈련 지난해 8강 탈락 설욕 다짐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원주공고에서는 로봇축구의 열풍이 불고 있다. 전자과 1,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블루이글스’가 지난해 패배의 아픔을 딛고 재도약을 위한 힘찬 날개짓을 시작한 것.
블루이글스는 지난해 10월 필라-포스코컵 로봇축구 예선에서 서울과학고 A, B팀을 모두 14대1, 9대3으로 보기좋게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첫번째 출전에서 뜻밖의 성과를 얻은 학생들은 겨울방학 기간중에도 매일 학교에 모여 전국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개최된 본선에서 로봇축구대회 3연패를 차지한 최강자 대구과학고를 첫 상대로 만나는 불운에 처했다. 어이없는 패배를 안고 뒤돌아서야 했지만 블루이글스는 노력하면 최강자팀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오는 6월경에 개최될 로봇올림피아드에서는 반드시 설욕해 블루이글스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9월에 열리는 월드컵 로봇대회는 대학생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져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올림피아드 대회를 월드컵처럼 생각하고 임할 계획이라고.


로봇축구는 로봇에 붙어있는 색깔을 컴퓨터에 인식시킨뒤 제어해 상대편 골대로 골프공을 몰고가 넣는 경기.
전후반 5분씩이며 경기방식은 일반 축구와 동일하다. 하지만 프로그램밍으로 로봇을 제어하기 때문에 경기가 맘처럼 진행되지 않거나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고. 앞으로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로봇의 기계적인 특징까지 파악하는등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한다는 생각이다.
2000년 7월에 결성된 블루이글스는 처음에는 포스코에서 지원받은 로봇 3대로 출발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실력이 부쩍 향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학교측의 지원으로 로봇 3대를 추가로 마련하면서부터.


담당교사인 김택훈씨(39)는 “학교측의 시설지원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실력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이 학생들은 대학 진학후에도 컴퓨터 프로그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장인 이종석군은 “로봇이 상대로봇을 제치고 달려가 골을 넣을때의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프로그래밍 공부에 주력해 올해는 전국 최고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일한 여학생인 조보경양은 “대학에 가서도 로봇축구팀에서 활동하고 싶다”면서 “축구와 로봇이 남학생들의 전유물은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봇축구 실력은 수준급이지만 운동장 축구실력은 창피할 정도라고. 얼마전 방송반 친구들과 친목경기를 가졌는데 보기좋게 패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희망의 독수리’란 뜻의 블루이글스, 월드컵을 향한 힘찬 날개짓이 예사롭지만은 않다.

<함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