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입시 지도 ‘학생 서열화’ 학부모 반발

교사들, 문제점 해결 위해선 평준화 도입해야

교육청 관계자, 학교와 지역주민 의식이 문제

중학교 교사들이 고교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사들은 불합리한 현 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준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지 선언 발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중학교 교사들이 제도의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에는 지난 8일 어머니회 임원 20여명이 원주교육청을 항의 방문이 도화선이 됐다.(본보 12월 10일자 보도)


이날 학부모들은 중학교 3학년 담임들이 고등학교간 점수표를 만들어 학생들을 서열화하고 있다면서 점수를 강요하지 않도록 교육청에서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청을 방문했던 학부모들은 “고등학교별로 입학가능한 점수를 세분화해 학생들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좌절감과 패배감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교육청에서 나서 성적을 공개하지 않은채 소신껏 지원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모 중학교 3학년 부장은 “현 제도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위해 교육청이 낙방자 없이 진학지도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내고 3학년 부장들의 만남을 주선했다”면서 “모든 잘못을 일선 교사의 탓으로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니 제도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사도 “지난 3일부터 자주 만남을 갖고 고교 입학정원과 예상 지원자수를 비교, 내신성적 총점에 따라 급간 점수표를 작성했다”면서 “교육청에 지원현황등을 매일 보고하고 정식 출장명령을 받고 회의에 참석하느라 학생지도가 엉망”이라고 토로했다.
이에대해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학교가 자연스레 서열화되고 학생은 점수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청에서 특기와 적성에 따라 진학지도를 잘하라는 공문을 보낸 건 사실이지만 성적에 까지 관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교입시에서 탈락되는 학생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몇차례 지원현황을 집계해 교사들에게 정보만 알려준다고 했다.


담당 장학사는 “학교를 서열화시키는 것은 교육청이 아니라 학교와 지역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