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2동 영진3차아파트
뒤늦게 출발한 부녀회


시골마을 만큼 아담한 아파트. 158세대밖에 안되는 명륜2동 영진3차아파트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새로 결성된 부녀회원들의 열기가 아파트 구석구석으로 스며들고 있기 때문.
94년 입주한 아파트지만 그동안은 부녀회 활동이 전무했던 상황. 어느 가정이든 아내와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기 마련인데 아파트에서도 여성의 손길이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던 것. 부녀회는 결성되자마자 일부터 저질렀다.
동네 어르신을 위한 행사를 마련한 것. 17일 경로당에서 열린 경로잔치에는 30여명이 초청됐다. 하루 전날부터 회원들은 ‘있는 솜씨 없는 솜씨’를 부려 정성껏 음식을 장만했다.


서명순 회장은 “젊은 회원들은 아이를 등에 업고 음식을 장만하느라 고생도 많았는데 다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기뻤다”면서도 “뒤늦게 시작된 부녀회 활동이라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부녀회가 없는데도 다른 아파트에 뒤지지 않을 만큼 살기 좋은 곳으로 이끌어온 입주자대표회(회장:임성호)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부녀회가 처음으로 경로잔치를 연다는 소식에 경로당 새단장에 나선 것이다.

이왕이면 깨끗한 경로당에서 즐거운 잔치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였다.
입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동원돼 장판을 바꿨고 경로당 내부 벽지를 모두 교체했다.


신혼부부 방처럼 산뜻하게 도배된 경로당에서 노인들은 새 방이 생긴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경로잔치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부녀회원들과 노인들이 번갈아 마이크를 주고받다보니 어느새 친부모, 친자식처럼 가까워져 있었다.


요즘에는 부녀회에 가입하고 싶다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등 입주민들의 참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임회장은 “그동안 부녀회가 없어 아쉬운 마음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활기 넘치는 아파트가 될 것 같아 기대된다”면서 “우리 아파트 부녀회원들이 동민체육대회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분좋았다”고 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