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련, 1군지사 기름유출 관련 주변지역 수질검사 … 벤젠등 암 유발물질 검출

주민들 “관정 설치했다 기름냄새나 식수사용 안해”

1군지사 “공단에서 유출됐을 것” 추가조사 용의 밝혀

제1군수지원사령부에서 유출된 기름오염정도가 훨씬 심각하고 우산동일대까지도 오염됐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주환경운동연합(의장:최준길)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군지사 기름유출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다.


지하수 위에 기름 둥둥

환경련은 성명서에서 “군행정이 환경관리공단의 조사결과를 왜곡·축소 발표한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며 “기름유출의 주원인으로 추정되는 지하시설물에 대한 조사를 제외해 오염을 더욱 확산시켰다”고 밝혔다.


군부대에서 입수한 자료집에 따르면 유류중대내 5천㎡(1천500여평) 규모로 기름이 평균 20㎝, 최고 50㎝의 두께로 지하수위에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대와 100여m 떨어진 우산공단 입구에서 지하수를 검사한 서용찬교수(상지대)는 “검사결과 암을 유발하는 유해물질 벤젠과 에틸벤젠등이 검출됐다”면서 “공단 일대도 지하수와 토양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부대는 물론 외곽지역 토양과 지하수의 유기물, 무기물에 대한 다양한 성분조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우산동지역까지 오염됐다”

이날 공단입구에서 채취한 지하수에서 기름성분이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주민들은 흥분했다. 우산동 모 고물상은 올해초 식수로 사용하려고 지하수 관정을 설치했는데 물위에 기름이 뜨고 냄새가 지독해 지금까지 허드렛물로만 사용하고 식수는 사다가 먹었다고 밝혔다


바로 옆 정비업소 관계자도 “10여년전부터 지하수를 사용해왔는데 몸에 안좋은 기름성분이 들어있을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20여년전에도 논(공단위치)에 기름이 떠 다니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이에대해 군지사 관계자는 “부대 담장 근처에도 기름성분이 거의 없었는데 100여m나 떨어진 부대밖까지 오염됐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면서 “우산공단 내부에서 오염된 기름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조사결과의 축소·은폐 의혹이 대해서도 “오염범위와 오염정도는 이미 사실대로 모두 공개했는데 꼬투리를 잡는 것이 이상하다”면서 “전면 재조사는 힘들지만 의심되는 곳을 추가조사 할 수는 있다”고 했다.
군지사는 11일 차수벽공사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달중으로 공사를 시작할 계획. 공사 시작전에 환경관리공단, 시공업체, 시민단체를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추가조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민관군 조사위원회 구성 필요
환경련의 주장에 대해 군지사는 집유정을 설치해 땅속에서 기름을 하루평균 15ℓ(총 535드럼)씩 뽑아내고 있고 차수벽을 설치하는등 추가오염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기름유출 사실이 드러난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임시조치인 차수벽조차 설치하지 못한 게 사실. 그사이 환경관리공단이 실시한 조사결과가 달라졌거나 추가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행정기관에 대한 무관심을 꼬집는 목소리도 높다. 태장동 이모씨(27)는 “1군지사가 이전하면 택지를 개발하거나 공원을 조성할텐데 원주시가 무관심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부대밖까지 오염됐다면 행정기관에서 서둘러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