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받고, 돈벌고, 친교까지
“폐비닐과 폐농약병이 이렇게 짭짤한 수입이 될 줄 몰랐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모아졌네요.”
논과 밭에 널브러진 폐비닐과 재활용품을 모아 기금을 마련하는데 재미 붙인 부론면 단강2리 부녀회원들.
지난 8일 마을회관 앞에서는 1년에 한번 있는 빈병, 캔, 농약병 수거 작업이 한창이다.
젊은 아낙네들이 경운기와 트럭을 몰아 대문앞에 내다놓은 재활용품을 실어 나르면 연세 지긋한 부녀회원들은 재활용품을 종류별로 구분해 자루에 담는다. 일하는 사람은 50명이 넘는데 작업은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지만 힘들지 않고 재밌다는 회원들.
이날 모아진 빈병과 농약병등은 수십자루. 올 상반기동안 폐비닐만 3만1천220㎏을 모았다. 지난해에는 폐비닐 2만4천510㎏, 농약병과 빈병 2천360㎏을 모아 100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폐비닐을 많이 모으다보니 상도 받게됐다. 지난해에는 우수상을 수상해 상금 70만원을 받았고 올해는 장려상을 받아 2개월치 쓰레기 봉투가 각 세대에 돌아갔다. 작년까지 ㎏당 40원이던 비닐 판매대금이 올해부터 100원으로 올랐기 때문에 부녀회에 쥐어질 돈은 300~400만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미숙회장(40)은 “농약병과 폐비닐이 돈이 된다는 얘기에 집집마다 열심히 모아두고 있다”면서 “남자들도 논밭에서 걷은 폐비닐을 부지런히 집하장에 모아놓는다”고 했다.


부녀회는 재활용품 판매대금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농사일을 끝내고 겨울이 되면 마을 노인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다녀오고 있다는 것.
지난 추석에는 양말을 구입해 70여 세대에 모두 나눠줬다. 함께 노력해서 받은 상금이니 서로서로를 위로하자는 취지에서 였다.
지순택씨(45)는 “그동안 담배와 고추농사로 서로 얼굴 볼 시간이 없었는데 분리작업 덕분에 부녀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돈도 벌고 친교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했다.

<함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