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름은 다르지만 운동회, 졸업식은 함께
산현·고산·신평초교 학생들은 학교 오면 각자의 교실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학교버스를 타고 자신의 학년이 소속돼 있는 학교로 이동한다. 산현초교(교장:사정옥)에서는 2, 4, 6학년, 신평초교(교장:이영식)에서는 1, 3, 5, 6학년 그리고 고산초교(교장:이정학)에서는 1, 2, 3, 6학년이 공부를 하기 때문. 학생수가 많은 학년은 두개 학교에서 나눠 수업을 받고 한반 밖에 안되면 한곳에서만 수업을 한다. 농촌지역 인구 감소로 학생들이 줄어 소규모학교 협동체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학교마다 전교인원은 40명~60명 정도. 분교로 지정될 규모지만 그렇게 되면 한반에서 2~3개 학년이 같이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3개 학교가 협동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97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졸업식이나 운동회를 같이 하고 있다.


학생들은 집 근처에 있는 학교가 모교다. 처음에는 학부모 반대도 심했고 부작용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화합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3개 학교 학부모들이 모두 한가족처럼 지내기 때문이다. 교사들도 자신의 학교 발전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두 학교가 같이 커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지난 20일에는 4번째 연합 운동회를 열었다. 다른 학교와 다른게 있다면 학부모들을 위한 부채춤, 매스게임과 같은 공연이 없다는 것. 대신 학생들의 협동심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종목이 많다. 운동회가 끝나고 나면 3개 학교 학부모 대항 축구 시합도 열린다.


학교는 3개로 나뉘어 있지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하나라는 아이들. ‘도시로 도시로’만 외치는 사람들을 등뒤로 하고 오늘도 시골의 작은 학교를 지킨다. 작은 학교를 더 작게 만드는 교육정책을 언젠가는 바로잡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말이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