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여중, 앨범값 거품제거 품질도 향상 기대

대부분 학교는 학교 운영위원회 의지부족으로 무산
내년부터 참여학교 늘어날 듯 … 투명성 확보 중요


원주지역 중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된 졸업앨범 공개입찰이 학교측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의지부족으로 대부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관내에서는 치악중학교등 5개 중학교와 원주공고에서 졸업앨범 공개경쟁 입찰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학교앨범은 원주사진앨범협동조합에 소속된 특정업체가 조달청 가격으로 같은 학교 앨범을 매년 제작해왔다. 게다가 기존 업자들은 같은 품질의 앨범을 매년 인상된 가격으로 계약하려 해 학부모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을 샀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개입찰 추진이 무산된 것은 일부 학교관계자, 학운위원들의 인식부족과 각종 압력 때문. 몇몇 학교는 운영위에서 제동이 걸렸고 운영위에서 적극 협조해준 일부 학교는 학교행정실이나 학교장의 반대에 부딪친 것으로 나타났다.


모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기존 업자에게 이미 촬영한 학교 사진자료가 있기 때문에 업자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학교 운영위원인 김모씨(여·39)는 “일부 운영위원과 학교장이 앨범업자와 친밀한 관계여서 함부로 얘기를 꺼내지 못하겠다”면서 “학부모들은 질 좋고 가격이 싸다면 당연히 공개입찰을 찬성할 것”이라고 했다.


관내에서 유일하게 공개입찰에 성공한 북원여중은 앨범소위원회를 구성해 선진지와 인터넷에서 가격을 조사하고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했다. 이로인해 앨범값은 CD를 포함해 3만2천500원으로 내려갔다. 종전에는 CD없이 4만3천원 이었다.


송문환 앨범소위원장은 “앨범 겉표지 재질도 고급스러워졌고 사진 촬영방식도 다양해져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학교장, 운영위원회, 행정실의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원여중도 입찰이 성공하기 까지 상당기간 방해와 회유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사진앨범협동조합측에서 여러차례 학교를 찾아와 면담을 요구하고 질문서를 보내는등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원여중의 졸업앨범 입찰에 따른 가격인하는 원주지역 졸업앨범 가격하락에도 일조했다. 학성중학교를 포함한 몇몇 학교는 입찰은 하지 못했지만 ‘앨범값 거품을 빼야한다’고 주장해 기존 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 인하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관계자는 “북원여중 앨범 입찰 성공은 거품을 제거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교복공동구매와 함께 졸업앨범 입찰 실시 학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개입찰은 소비자의 권리를 찾는것”이라며 “공개입찰 과정에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하고 업체들이 모두 입찰에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