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다보니 어느새 한 가족

“봉사가는 날 기다려져”
“앞을 보지 못하던 70대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는데 마음이 짠 하네요.”
지난 8월말 흥업면 대안리 갈거리사랑촌 식구들은 명륜1동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 회원들의 방문을 반갑게 맞았다.


지난해 봄부터 분기별로 만나오다 보니 이들은 이제 한가족이나 다름없다.
윤세훈 부녀회장은 “일전에 할머니가 양말을 하나 사다달라고 부탁했는데 깜빡 잊어버려 죄송했다”면서 “그 다음 방문때 양말에 내의까지 사다드린 일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는 생필품과 과일, 떡만 갖다주고 금새 뒤돌아 나오는 봉사를 하지 않는다.


편한 옷을 입고 하루종일 빨래, 청소, 집안수리 같은 잡다한 일을 찾아서 도와준다.
식구들 목욕도 시켜주는데 장애가 있는 이들이어서 쉽지만은 않다. 하루 7-8명씩 목욕을 도와주고 나면 말그대로 녹초가 된다고. 지난달에는 지난 봄 마당에 심어놓았던 고추와 옥수수 같은 농작물도 수확했다.


명륜1동 새마을협의회와 부녀회는 지난 여름내내 애써 키운 고구마를 가져가 맛보이고 고구마를 판 돈으로는 쌀과 휴지를 사서 전달했다.


회원들을 따라나섰던 최명자 동장은 “고추밭에서 모기에 잔뜩 물려 다리가 벌겋게 부풀어 올랐지만 보람이 컸다”면서 회원들의 활동을 칭찬했다.


송기준 협의회장도 처음에는 젊은 부녀회원들이 힘든일에 금새 지치거나 싫어하지 않을까 염려를 했는데 지금은 ‘언제 가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라고.


회원들은 헤어질때 차를 따라 나오며 배웅하는 식구들 때문에 다시 찾아갈 날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