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리·반장 기피현상 심화


한달 수당 10만원 … 차비 충당도 힘겨워
서로 떠밀기 대다수 1년도 못채우고 포기


민선시대로 접어들면서 동네 통·반장과 이장의 업무가 많아지자 직책을 기피하는 현상이 만연되고 있다.


최일선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통·반장과 이장들은 늘어난 주민 민원과 동네편의및 복지업무를 담당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


업무는 많아지고 있지만 통장과 이장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한달에 10만원 정도. 이장이 되면 영농회장과 농지위원을 겸직하기 때문에 대표로 처리할 업무도 많다.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 수당으로 2만원을 받지만 귀래나 부론면 같이 먼곳에서 참석하면 차비로 충당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10년 가까이 이장을 맡고있는 이모씨(55)는 “마을 행사때마다 지원금을 내놓아야 하고 마을 주민들 애경사에 부조금을 내주기도 힘들다”면서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 계속 맡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반장들의 경우는 매년 설과 추석 명절에 2만5천원씩 수당 5만원을 받는게 고작이다.
명륜1동 한 반장은 “수고비라고 받고 있지만 한달에 두번씩 원주시보를 배달하고 각종 고지서나 안내문을 돌리는 것에 비하면 신발값도 안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나마 시골마을은 시내지역보다 대우가 나은 편. ‘모곡제’라는 전통방식이 남아있는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한달에 쌀 한말씩 걷어서 감사의 뜻을 담아 이장에게 전달한다.
반곡관설동 모 마을에서는 쌀 대신 마을 대동계에서 매년 연말에 통장 수고비를 따로 떼어서 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반장과 이장의 임기는 2년, 연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내지역 통장이나 반장은 서로 떠넘기며 미뤄 임기를 1년도 못채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 아파트는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반장직을 맡기도 하는데 맞벌이나 장사를 하는 집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읍면동 기능전환으로 주민자치센터가 되면 통·반장과 이장 업무는 더 많아질 것”이라면서 “사기진작과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해 수당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