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은 타들어가는 논밭을 바라보며 시름에 빠져있다.
읍면 관계자들은 소방차나 살수차를 동원해서라도 모내기를 마친 곳은 그나마 한시름을 놓은 곳이라면서 한해피해는 논농사보다 밭농사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하수 수위 낮아져 관정작업 헛수고



가지마다 푸른잎과 통통한 열매가 열려 수확이 시작돼야 할 가지나 고추는 성장이 멈춘채 잎이 말랐고 사람키를 훌쩍 넘겼어야 할 잎담배는 1m도 채 자라지 못한채 꽃부터 피우고 있다.

부론면 김모씨는 “담배 잎의 생육이 온전치 못해 수확을 시작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면서 “가뭄이 20일경까지 계속된다면 예상수확량의 50%도 건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감자나 고구마등 뿌리식물은 제대로 영글지 못한채 잎과 줄기는 말라버렸다.
소초면 수암리 김모씨는 “심어놓은 감자가 자라지 않아 밭을 갈아업고 참깨를 심었는데 비가 오지않아 역시 타죽어 버렸다”면서 “비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7월에 늦게 파종해도 되는 메밀을 심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림면에서는 더덕을 심었다가 말라버리자 모두 뽑아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밭작물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급수지원은 논농사에 집중되다보니 피해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살수차가 지역별로 기껏해야 2대정도 지원되는데 차량 1대당 하루 20회씩 논에 물대기가 바쁘다”면서 “논 330㎡에 물을 충분히 채우려면 소방차 33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지원을 받은 관정작업도 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 많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암반관정을 뚫고있는 진흥하수개발공사측은 “이틀째 150m씩 파내려가도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적어도 350톤이상 물이 나와야 하는데 지하수 수위가 많이 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지난 12일 읍면지역별로 제대로된 생육이 어렵거나 많이 시들어 버려 상품가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농작물의 현황파악에 들어갔으며 20일이후에도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지하수가 고갈돼 밭작물은 물론이고 모를 심어놓은 논도 바닥도 갈라질 것으로 보고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