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흥업면 ‘밤골’사태
해결 실마리 보인다
전체 가옥이 도로에 갇힐 위기에 처했던 흥업면 흥업3리 2반 일명 ‘밤골’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빠른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달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직접 방문한 주민들은 상황을 전달하고 관계자로부터 현지 실사를 약속 받았다.
이와함께 문제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도 최근들어 당초 소극적인 민원처리 자세에서 탈피해 발빠른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내달중 현지를 방문하는 고충처리위에 의견서를 보내 주민 고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얼마전에는 청장과 관계자들이 밤골을 직접 찾아 당초 계획대로 도로가 건설시 발생할 문제들을 파악했다.
25일에는 도로계획과 서정필과장이 주민대표들과 2시간이 넘는 간담회를 갖고 주민 요구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주도로 개설 조건부 수용 ▷인터체인지 이전 ▷주도로주변 소음, 분진대책등 3개항을 요구했다.
주민대표는 “인터체인지가 마을을 세동강으로 갈라 놓는 공사계획을 어느 누가 받아들이겠냐”며 “주도로 개설은 받아들이겠지만 인터체인지만큼은 반드시 이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주도로 설치는 수용한 만큼 인접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식 방음, 방진 대책을 세워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과장은 “전체 공사구간측면에서 살펴보면 현재 설치안이 가장 적합하지만 주민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해결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밤골사태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서 98년 국도대체우회도로 선형을 결정하면서 현지 사정을 자세히 파악하지 않고 인터체인지 위치를 결정, 마을 전체가 인터체인지에 갇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올해 들어 공사지점을 알리는 표식이 설치되면서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주민들은 생존권과 재산권을 내세워 선형 변경을 국토관리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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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열면 높이 9m 도로”
밤골주민 오모씨는 최근들어 시간이 흐르는게 두렵다.
국토관리청이 계획한 국도대체우회도로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인터체인지가 마을위로 지나간다. 무엇보다 안방 창문을 열면 국도와 국도대체우회도로를 연결하는 높이 9m 연결로가 서너발자국 앞에 놓이게 된다는 것. 오씨뿐만이 아니다.
식당을 경영하는 한 주민은 건물위로 4차선 자동차전용도로를 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 더욱이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들이 대부분 대형화물트럭인데다 최고주행속도 역시 시속 100km여서 추락사고, 소음, 분진 피해등을 우려한다.
주민들은 현지 조사를 게을리하고 도면 계획만 치중한 행정편의주의 때문에 마을 하나가 생명을 잃게 됐다며 국토관리청의 대안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태도변화 “일단은 환영”
그동안 소극적인 민원처리로 일관했던 국토관리청의 태도변화에 대해 주민들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한쪽에서는 ‘책임회피식 전술’이라는 비난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감시기구라고 할 수 있는 고충처리위원회가 실사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토관리청이 대책마련에 착수했다”고 쏘아 붙였다.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한달 사이에 급변한 국토관리청의 태도와 그 시점이 밤골주민들이 고충처리위에 민원을 제기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것. 지난달 25일 사태해결을 위해 국토관리청을 찾아간 주민들은 관계자로부터 ‘고충처리위원회에 제소하라. 결과에 따르겠다’는 성의없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주민들은 지난달말 고충처리위를 직접 방문해 밤골문제 해결을 요구했고 내달초순 현장 실사를 약속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국토관리청에서 9일 고충처리위원회에 주민불편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주민 김모씨(가명)는 “국토관리청이 밤골주민 편에서 노선변경을 검토하겠다고 생각을 바꾼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개인비하 발언 불씨로 남아
인터체인지 위치 변경등 밤골문제에 해결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개인 비하 발언’이 제3의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국토관리청장이 밤골사태를 지켜보는 국회의원과 시청 고위관계자들에게 마을 집단행동을 주민 박모씨가 주동했다며 언급했다는 것. 당사자인 박씨와 주민들은 대책마련을 위해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만난자리에서 청장이 전화통화과정에서 이같은 발언을 수차례 했다며 문제해결과는 별도로 짚고 넘어가겠다는 자세다. 박씨는 이에 대한 해명요구와 함께 마을 위로 자동차전용도로를 통과하도록 방치한 환경영향평가위원회 명단을 공개하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밤골문제가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