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만 하면 뭐하나”

실력 인정받고 있지만 외부 연주회 꿈도 못꿔

매년 경제 논리에 밀려 예산증액 소폭 그쳐


원주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 육성을 위해서는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향에 연간 지원되는 예산은 6억원 정도. 원주시에서 시의회에 예산 증액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매년 경제논리에 밀려 시향의 예산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쳐야 했다.


그렇다 보니 시향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필요한 파트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연주회 때마다 비상임단원을 위촉해 연주를 하고 있으며 정기연주회도 연간 5회밖에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시향의 상임 단원은 28명. 상임 단원은 월급제로 운영되고 비상임단원은 연주회를 한 번 할 때마다 수당 형태로 지급이 된다.


조례에는 상임단원을 40명까지 채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예산 부족과 실력을 갖춘 연주자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임 단원의 부족은 결국 연주회에 영향을 미쳐 정기연주회가 아닌 기획연주회로 시민들을 만날 수밖에 없다. 정기연주회는 오케스트라에 필요한 15개 파트가 모두 참여하지만 기획연주회 때는 비상임단원들만 연주하기 때문에 순회 연주회 형태로 이뤄진다.


또한 전국 대부분의 시향이 전용 연습실을 갖추고 있는 반면 원주시향은 다른 음악 단체들과 함께 연습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시향의 기획이나 연주회에 따른 준비를 해 주는 인원도 단무장 한 명이 하고 있다.


국내 유수한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부천필의 경우 상임단원만도 75명에 달하며 연간 예산은 20억원이다.


그리고 부천시립예술단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획팀, 운영팀, 홍보팀으로 각각 업무를 세분화 해 부천필의 연주 프로그램, 관객개발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부천시 공무원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과 업무 효율을 꾀하기 위해 사무국이 있는 시민회관으로 사무실을 옮겨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천필 사무국 관계자는 “순수문화예술 분야는 자치단체 공무원과 시의회의 마인드에 따라 발전하느냐 퇴보하느냐가 결정된다”면서 “부천필의 경우 연간 10% 정도 매년 예산이 늘고 있으며 부천에서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연주회를 갖고 부천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향은 2001년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내한 공연 때 연주를 맡은 것은 물론 호암아트홀 모차르트 페스티벌, 예술의 전당 오페라 마적 등을 연주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중앙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이를 뒷받침 해 주지 못해 자체적으로 기획을 세워 외부 연주회를 갖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며 악기 구입 등에도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올해도 상임단원 추가 배정을 계획하고 있으며 악기도 구입해 줬다”면서 “전용연습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건립해 줄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