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감동이 샘 솟는 교실을


요즘 초등학교 급식실은 귀에 익은 아이들의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로 시끌벅적하답니다.
학년이 올라가며 담임과 교실이 바뀐 아이들이, 그 짧은 이별이 아쉬워, 묵은 선생을 만나는 기쁨에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한껏 올려서 반가움을 표시하지요.


한 아이가 식반을 들고 다가오더니 “우리(새)선생님 성격이 선생님(묵은 선생님)하고 똑 같아요”라고 속삭이고는 씩 웃으며 자기 자리를 찾아갑니다.
아이들은 새 학년이 시작되면 새 담임 선생님을 맞이하기에, 더 정확히는 새 담임 선생님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응하는데, 매우 긴장하게 됩니다. 선생님들은 ‘처음부터 꽉 잡아야지!’라는 강박증에서 특히 엄하게 하고 표정관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아도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입장을 배려해서 오히려 부드럽고 친화력있게 대합니다.


“학급 임원 선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척 떨렸다. 가슴이 엄청난 속도를 일으킨 것 같았다.”

“반장 선거에 나도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나를 찍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다.”

학교마다 규정에 따라 학급임원과 전교 임원을 뽑는 선거가 한창입니다. 선생님들은 자신의 언행이 아이들 선거에 행여나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심합니다. ‘선생님이 지명하는 게 좋으냐 어린이들이 투표로 뽑는 게 좋으냐?’를 시작으로 ‘좋은 대표의 특징’, ‘공정한 선거 방법’까지 토론학습을 하고 선거에 들어갑니다.


추천을 받아도 포기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어른들의 편견 때문에 아이들 마음에 멍이 생기게 됩니다.
“친구들이 나를 뽑아주어서 정말 고맙다. 내가 친구들을 뽑을 때는 그 친구가 되었으면 했는데, 내가 한 표씩 나오니까 내가 되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다. 나는 한 번 떨어지고 부회장이 되었는데 너무 기쁘다. 떨어질 때의 아픔과 당선되었을 때의 기쁨은 경험한 사람만 안다.”


“나는 욕심이 생겨서 반장선거에 나갔다. 하지만 1표 차이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회장선거에 나갔다. 그런데 6표 차이로 또 떨어지고 말았다. 울고 싶었다. 하지만 날 뽑아준 애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이를 꽉 깨물고 참았다.” (선거날 우리 반, 4학년 어린이의 일기글 입니다.) 선생은 선거를 지켜보면서 낙선한 아이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당차고 야무집니다.


“선거를 마치고 난 이런 느낌이 들었다. 왜 나는 평소에 친구들한테 잘 못했을까? 실망했지만 다음 기회가 또 있으니까 앞으로 노력해서 꼭 당선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지혜롭습니다. 낙선한 아이들의 일기글 뒤에 간곡히 위로하고 격려하는 글을 쓰며 교실에서 쉬운 일이 하나도 없구나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