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면 웃돈 주고 팔 수 있다’너도나도 청약


벽산블루밍 청약하던 날

벽산건설이 지난 10일 분양한 ‘벽산 블루밍’ 334가구에 8천920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26.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들어 분양한 지방 아파트 중 최고의 경쟁률이라고 원주시 관계자는 말했다.

벽산 블루밍의 분양가는 평당 600만원 선으로, 4∼5년 된 아파트 가격의 2배 수준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새벽부터 자정을 넘긴 시각까지 청약자가 몰렸다.

외지인 청약을 막기 위해 작년 11월 8일 이전에 원주에 거주한 사람들로 청약 참가를 제한했으나 소용없었다. 당첨되면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겠다고 원주사람들을 부추긴 투기세력이 대량으로 청약에 참가했던 것.

청약 전날 각 읍면동사무소에서 발급한 인감증명이 평소의 3배가 넘었다. 대리로 청약하려면 인감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원주시민들도 청약에 참가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정께 접수했다는 주부 이모씨는 “운 좋게 당첨되면 그 자리에서 200만원 이상 받고 팔 수 있는데도 참가하지 않는다면 바보 아니냐”고 말했다.

또 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원정 온 떳다방들로 온 종일 술렁거렸다. 분양권 전매를 알선하고 부추기기 위한 목적이었다.

원주 분양시장에 이런 투기열풍이 번지게 된 까닭은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의 개발호재로 집값과 땅값이 상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약 즉시 분양권을 사고 파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을 노린 떳다방과 가수요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벽산 블루밍 전체 청약자의 98.9%인 8천819명이 3순위였다는 게 가수요의 강력한 증거다.

문제는 투기로 인한 청약이 너무 과열되면 정작 실수요자들이 분양을 받지 못한다는데 있다. 또한 아파트 분양가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키는 결과를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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