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천막이 걷어지는 날을 기대하며

남미영 기자l승인2024.06.1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강은식 콜마생수공장반대대책위원회 위원.

초여름 날씨처럼 햇살이 뜨거운 날입니다. 요즘 신림면에 들어서면 황둔 농협주차장 한쪽에 서너 평 남짓한 천막이 눈에 들어옵니다. 콜마 생수 개발에 반대하여 주민들이 설치한 생수 개발 저지를 위한 홍보관입니다. 천막 가까이 가면 전국 각처 생수 공장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지하수 고갈로 인한 피해사례를 방영한 TV 방송 영상과 그 지역 주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확성기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콜마 생수 공장을 반대하는 우리 황둔·송계 지역 주민들의 결의에 찬 집회 영상과 저지 염원이 담긴 절규도 하루 종일 스피커에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천막 내부 게시판에는 콜마 생수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외지 방문객들의 의견을 담은 메모지가 게시판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등 뒤에 '결사반대'라는 문구의 붉은 조끼를 입은 주민들이 당번을 서며 이곳을 찾는 주민과 이 마을에 관심 있는 외부인을 맞이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할 일이 태산인데…"
일손이 열 개라도 부족한 농번기인데도 급한 농사일을 미루고 지킴이로 나와 수고하는 주민들의 간절하고 결의에 찬 마음이 엿보입니다. "땅속 물 퍼내면 개울물 마르지" "물 마르면 끔찍하지" "우리가 지켜내야 해" 닥쳐올 불안한 징후 때문에 걱정스러워 하는 주민들 표정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콜마 BNH가 하루 2천 톤의 생수를 채수하는 초대형 생수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놀란 주민들이 식수와 생활용수, 그리고 농업용수 고갈을 우려하며 결사반대하고 있는데도 콜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연말 강원특별자치도로부터 임시허가를 득하고 원주시에 굴착 허가를 신청하는 등 생수 개발 추진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황둔 송계지역 6개 리의 간이 상수도 토공 수위는 100m 안팎이고, 콜마 측 4개 공 토공 수위는 150m이므로 결국 대수층이 완전히 겹쳐서 1일 2천 톤이 아니라 절반만 채수를 해도 지하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질 것은 분명합니다. 반경 2Km 이내에 있는 황둔·송계지역 간이 상수도는 물론 농업용수 관정의 물 고갈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또 하천의 물 마름으로 인하여 생태계가 파괴되는 참담한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생수 개발 반대 대책위는 지하수 연구센터 논문과 전국에서 실제 운영 중인 생수 공장으로 인한 마을의 피해 사례 등을 근거로 생수 공장 설립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콜마 BNH는 2020년 임시허가를 시작으로 2024년 현재까지 신청과 반납, 또 재신청을 반복하며 선량한 주민들을 명분 없이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괴롭히고 있습니다.

우리마을에 귀농과 귀촌을 꿈꾸던 사람들은 물 고갈에 대한 우려로 연달아 이주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정착했던 주민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헐값에 토지를 매각하는 실정입니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이용한 레저, 캠핑, 관광 시설들이 문을 닫을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강원특별자치도가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을 위한 방안을 찾아보고 모색하는 도정을 펴야 하는데 타 시도 기업 편을 들어주는 듯한 법규 타령과 핑계로 오해를 받는 행정을 펼치며 지역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일개 한 기업을 배불리는 일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아님을 강원특별자치도가 명심해 주기를 바랍니다.

'지하수는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공적 자원이다. 그러므로 기업이나 개인을 위하여 사용할 수 없다.'라는 지하수 관리의 기본 원칙을 상기해 봅니다. 심층 지하수도 유한한 자원이므로 고갈시킬 것이 아니라 지키고 보존하고 아껴야 하는 것이며 원상회복하는데 100년 이상 걸리는 회복 불가능한 일에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더욱이 개인을 위한 개발이나 사용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지하수는 '공공의 자원'이기 때문입니다. 콜마 BNH는 기업 영리에 몰두해 민심을 배반하고 몰락을 자초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황둔·송계지역 주민들은 오늘도 생수 공장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 예전의 조용한 농촌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간절히 고대하며 바쁜 농번기에도 천막을 지키고 있습니다. 황둔·송계 마을의 평온한 미래를 고대해 봅니다. 


남미영 기자  onlyjhm@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미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4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