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출 도의원

원주시가 태장2동 미군 부대 캠프 롱 매입을 위한 토지 대금을 완납한 건 지난 2016년이었다. 그러나 캠프 롱 문화체육공원 조성을 위해 첫 삽을 뜬 건 작년 7월이었다. 착공이 계속 지연됐던 건 캠프 롱 토양오염 정화작업 주체를 놓고, 국방부가 원주시와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이었다.

군용지 활용과 관련해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류인출 도의원이 발의한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했다. ‘강원특별자치도 미활용 군용지 및 미활용 군용지 주변지역 활용과 지원에 관한 조례’이다. 이 조례는 지난 25일 열린 제327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조례는 국방부나 군부대에서 현재 사용하지 않거나 앞으로 사용할 계획이 없는 미활용 군용지 및 그 주변 지역에서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고 있는 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조례는 도지사가 미활용 군용지 등의 활용과 지원을 위해 시·군의 의견을 들어 강원특별자치도 미활용 군용지 등의 활용 및 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지원계획에는 ▷활용 및 지원에 대한 목표와 기본방향 ▷도내 미활용 군용지 실태조사 ▷미활용 군용지 활용 및 지원에 필요한 재정 확보 등이 포함돼야 한다.

류 의원은 “미활용 군용지 활용계획에 따라 국방부와 계약이 체결되면 의회 승인을 거쳐 강원특별자치도나 시·군에서 군용지 내 지장물 제거 등에 선 투자한 뒤 향후 국방부와 투입 비용을 상계 처리하도록 하는 게 골자”라며 “캠프 롱 사례처럼 착공이 지연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례에 따라 원주시가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시설 건립 부지선정 공모에 응모한 판부면 서곡리 1107야공단 군부대 부지도 공모에 선정되면 즉시 활용할 수 있다. 1975년 설치된 1107야공단 군부대는 50여 년간 서곡리 지역개발의 걸림돌이었다.

조례는 미활용 군용지 활용을 위해 ▷지장물 철거 등 환경개선사업 ▷산업단지·물류단지 조성 ▷도로·주차장·교량 설치 ▷교육시설·의료시설·사회복지시설 등 주민 복지시설 설치 ▷공공주택 건설 ▷공원·녹지 조성 ▷공공청사 건립 ▷역사공원·생태공원·박물관·복합문화시설 등 문화관광시설 설치 등의 사업을 도지사가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도지사는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시·군 및 기관에 대해 예산의 범위에서 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으며, 연구용역 등 정책 지원도 할 수 있다. 지원계획 시행과 개발행위에 필요한 인·허가 등의 절차가 도지사 권한인 경우에는 특례 적용과 절차 간소화를 위해 노력하도록 명시했다.

류 의원은 “국방개혁에 따라 군부대 해체·이전 등으로 활용 목적을 찾지 못한 미활용 군용지 등은 방치되면서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만다”라며 “앞으로 국가 차원에서도 미활용 군용지를 활용하고 지원하는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