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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통하는 원주를…

원주에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대화하는 자세였다. 어떻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배웠다. 토론과 대화의 힘을,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변혁을 만들어 내는지를 안다. 이다슬 이화여대 3l승인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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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원주를 기억해 본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도 전부터 내가 살아왔던 원주를 말이다. 공기 좋고 사람들이 좋은 도시라던 원주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쭉 살아오게 해주었고, 나의 삶과 가치관과 나의 많은 것을 만들어 준 도시이기도 하다. 

 나는 원주에서 상실과 억압으로 둘러싼 세상 속에서 어떻게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화해 나갈 수 있는지를 배워나갔다.

 하지만 요즘 보고 들은 원주의 모습은 너무 어색하다. 아카데미 극장 철거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듣게 된 원주는 내가 살아온 원주와는 정반대였다. 원주시는 제대로 된 여론조사 없이 철거를 회행했으며 토론회를 열어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해보자는 주장에 침묵하고 있었다. 아직도 많은 시민이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원주시는 아무런 입장을 내세우지 않은 채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원주시의 이러한 행보는 앞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대화를 거부하는 정치는 그 자체로 힘을 잃는다. 원주시장과 원주시의회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것과는 별개로, 올바른 여론조사와 토론회 요청을 무시하고 시민들의 대화 요청조차 거부하는 지금 원주시의 행보는 원주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지조차 않겠다는 외침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러한 외침은 매우 폭력적이고도 단호하여 민주주의 국가에 살아가는, 그리고 원주에 살아가는 나에게 허탈함과 낭패감을 안겨준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지난 8월 8일 원주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원주시는 아카데미 극장을 강제로 철거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경찰을 불러 시민들과 대치시켰다. 게다가 원주시는 남자 공무원을 소집하여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원주시가 시민을 상대로 물리적 진압과 폭력을 집행하는 것은 시민의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원주에 살면서 배운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대화하는 자세였다. 평소 존경하던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된 지학순 주교님의 삶은 불의에 외면하지 않는 원주의 역사를 배울 수 있게 해주었고, 중·고등학교 학생회를 통해서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목소리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배웠다. 나는 토론과 대화의 힘을,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큰 변혁을 만들어 내는지를 안다. 

 나는 8월 29일 새벽, 아카데미 극장 위법 철거를 위해 수십 명의 용역을 불러 시민들과 대치시키는 원주시를 보며, 다시 내가 알던 원주를 기억해 본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도 전부터 내가 살아왔던 원주를 말이다. 내가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잘못된 것에 저항하는 방법을 배우며, 원주의 문제를 함께 이야기하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을 말이다.


이다슬 이화여대 3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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