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산동 현대아파트 인근에 콘크리트로 포장한 치악산 바람길숲.

치악산 바람길숲(이하 바람길숲)의 콘크리트 포장을 놓고 원창묵 더불어민주당 원주갑지역위원장과 원주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원 위원장이 지난 14일 본인 페이스북에 ‘원강수 시장님, 바람길 콘크리트 포장을 멈추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원 위원장은 이 게시물에서 “콘크리트 대신 투수가 잘 되는 흙으로 치환하거나 복토를 통해 걷기 좋은 바람길이 되게 해 달라”며 “숲길에 돈을 부어 콘크리트 길을 만드는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유오현, 황정순, 신익선, 라윤선, 이병규 의원은 원 위원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원 위원장이 원주시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바람길숲 조성사업이 확정돼 설계부터 착공까지 원 위원장이 직접 추진해온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원주시에 따르면 2021년 5월 바람길숲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최종 보고회가 열렸으며, 2021년 12월 사업을 발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원 위원장이 결재한 사안을 이제와서 잘못됐다고 비난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본인 스스로를 부정하는 셀프 디스”라고 비난했다. 흙으로 치환하라는 원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서는 “바람길숲이 완성된 뒤 유지관리 차량이 운행해야 하며, 강우 시 토사 유출에 따른 비용부담은 생각하지 못한 잘못된 발언”이라고 했다.

철길을 이용한 철도숲인 서울 경의선숲길, 부산 그린레일웨이, 포항 철길숲도 콘크리트로 포장했고, 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유오현 의원은 원 위원장을 향해 ▷사실을 왜곡한 게시물을 철회할 것과 ▷시정의 발목을 잡는 정치적 이슈화를 중단할 것 ▷원주시민에게 엄중한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원 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바람길은 흙길로 마감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퇴직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콘크리트 포장이 되지 않은 한라비발디에서 원주역 구간과 반곡역에서 행구수변공원 구간만이라도 걷기 좋은 길로 마감해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원 위원장은 바람길숲 구간에 포함된 우산철교 철거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었다. 원 위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우산철교는 우산동과 원주역을 잇는 보행공원이자 연속된 바람길숲의 기능을 갖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철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산철교 철거 여부를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원주시는 오는 9월 이후 우산철교에 대한 용역을 진행한 뒤 주민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사업추진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국가철도공단과의 협의를 비롯해 구조안전진단, 안전시설물 설치 등에 대한 관련 기관 협의가 필요해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원주시는 설명했다. 윤석재 원주시 공원녹지과장은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우산철교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225억 원이 투입되는 바람길숲 조성사업은 3개 구역으로 나눠 공사를 진행 중이며, 올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1구역은 한라비발디 2차아파트부터 원주천까지 3㎞이며, 왕벚나무, 대왕참나무, 청단풍 등을 4열로 식재한다.

2구역은 원주천부터 유교역 복선구간까지 5.3㎞이며, 중국단풍, 메타세콰이어, 이팝나무, 미루나무를 2열로 심는다. 3구역은 유교역 복선구간부터 반곡역까지 3㎞이며, 청단풍, 은행나무, 살구나무를 2열로 식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