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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토박이 권남우 씨

15대째 대대로 원주에서 농업에 종사 김윤혜 기자l승인202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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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남우 씨가 본인 딸기밭에서 웃고있다

소초면 수암리에 가면 불그스름하게 색이 올라온 딸기와 잎 냄새 가득한 하우스가 있다. 신선한 딸기 외에 잼이나 청도 구매할 수 있다. 약 1천500㎡의 딸기 하우스 '베리굿팜'은 청년농업인 권남우(38) 씨의 일터이다.

그의 가족은 대대로 원주에 살고 있다. 1대가 중종(조선 11대 왕·1506~1544) 때 원주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14대인 권 씨의 어린 아들(9살, 7살) 둘도 원주에 함께 살고 있으니 15대가 '원주 토박이'인 것이다. 결혼, 직장 등 외지로 나갈 이유가 즐비한데도 모두 원주에 살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14대 대대로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전업으로, 또는 겸업으로든 모두 농사를 했다.

권 씨는 대를 이어 원주에 살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로 '농사'를 뽑았다. "현재 딸기를 키우는 이 땅은 아버지께서 주신 것이라, 감히 남에게 팔고 외지로 나갈 생각은 없다"라며 "아마 웃어른들도 비슷한 이유로 떠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유추했다. 현재 태봉초교 인근 논밭 또한 권 씨네 소유이다.

권 씨는 강원대 건축과를 졸업했다. 농사가 아닌 다른 진로를 찾기 위해 공무원 시험 등 도전도 더러 했었다. 그러나 돌고 돌아 농사를 택했다. "기껏 대학까지 보낸 아들이 농사를 짓는다니 부모님이 실망도 많이 하셨죠."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부모님은 수년간 쌓인 농사 경험과 비결을 전수하고, 함께 수확을 돕는 등 물심양면 농사를 도왔다. 권 씨는 "계속 농사지을 수 있는 원동력은 부모님"이라며 "항상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딸기 농사는 가족 중 처음 도전하는 작물이었다. "딸기가 고소득 작목이라는 소문을 듣고 도전했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걱정이 됐어요. 부모님도 딸기는 잘 모르셨거든요."

그때 원주 토박이 장점이 발휘됐다. 원주 마당발인 아버지의 도움으로 딸기 장인을 찾은 것이다. 지인의 지인을 통해 딸기 재배만 40여 년째인 이창선 씨를 만났다. "이 선생님은 제게 정말 은사 같은 분"이라며 "선생님이 알려주신 세세한 정보와 노하우들로 엄청나게 큰 도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현재 수확한 딸기는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팔려 따로 판매처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제 경우는 대대로 농업을 하셔서 기틀도 마련돼 있고 정보도 많았죠. 그런데 농사에 처음 뛰어든 청년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권 씨는 현재 청년4-H 연합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본인의 경험과 정보를 청년농업인들에게 전수하고, 심리적 지지 또한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 귀농하려고 원주로 내려온 회원이 있었어요. 그런데 농지은행에서 무턱대고 땅을 4천 평이나 빌렸더라고요, 그 넓은 땅에 뭘 심을지조차 몰랐어요." 권 씨는 그에게 옥수수, 호박 등 손이 덜 가고 비교적 재배가 쉬운 작물을 추천했다. 또한, 호박즙을 내려 판매하는 등 추가적인 활동도 제안했다. 덕분에 현재 호박즙을 판매하며 돈을 번다고 한다.

권 씨는 처음 농사를 짓는 청년이라면 농지은행을 활용해 알맞은 부지를 선정하고, 해당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4-H 가입을 권장했다. "모두 관심사나 고민거리가 농사라서, 함께 활동하다 보면 정신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사의 가장 큰 매력으론 '자유로움'을 뽑았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직장인에 비해 본인 시간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농사는 판로처만 잘 확보한다면 큰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청년들이 농업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장점도 많다"라고 말했다.

권 씨의 목표는 딸기를 원주 대표 작물로 만드는 것이다. 논산 하면 딸기가 바로 나오는 것처럼, 원주 대표과일을 딸기로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추후 조합장이 되는 것이 꿈이다. "청년4-H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다 보니, 농업과 관련된 더 큰 봉사를 하고 싶어졌고, 조합장이 적합할 것 같아 도전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부모님, 아내, 아들들과 함께 원주 토박이로 계속 살아갈 것이다.
 


김윤혜 기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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