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강원지역 전기·수도·가스 소비자물가는 전년과 비교해 27.6% 상승했다.

새해 들어서도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기·가스 등 에너지 물가가 전체 물가를 견인하고 있어서다. 전국 물가 상승률은 4%로 내려앉았는데 강원지역은 여전히 5% 이상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1.64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5.3% 상승한 수치다. 농·축·수산물은 1.4% 오름에 그쳤는데 공업제품(5.4%)과 전기·수도·가스 품목(27.6%)이 급등했다. 

특히 전기·수도·가스 품목의 오름이 심상치 않았다. 지난 2월 해당 소비자물가지수는 129.93,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수치였다. 전기료는 작년 대비 29.5% 상승했고 도시가스 또한 33.2% 올랐다. 상수도 요금은 2.9% 올랐지만 전기, 가스와 비교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전국 평균과 비교해서도 강원지역 물가 오름은 가팔랐다. 지난 2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 상승했다. 그러나 강원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5.3%)과 비교해선 0.5%포인트 낮은 수치였다. 강원지방통계지청 관계자는 "강원도 물가는 서울·수도권보다 석유, 가스 품목에 대한 가중치가 큰 편"이라며 "에너지 물가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국 평균 물가상승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소비자물가지수에서 석유류 가중치는 39.4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원지역은 56.1로 전국 대비 16.7포인트 높다. 휘발유 또한 전국은 20.8에 불과하지만 강원지역은 25.9에 달한다. 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자가용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 지역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가스 물가 잡지 않으면 고물가 지속 
경제전문가들은 관리물가 상승이 고물가 현상을 고착시킬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관리물가란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다. 공공과 민간에서 공급하는 품목 중 정부 재정지원을 받거나, 인허가·신고 등 간접적 행정규제를 받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국은행이 산출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의 도시가스, 전기료 가격 급등이 전체 관리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지난 1월 관리물가 상승률은 5.8%를 기록, 전체 물가 상승(1월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5.2%)을 이끌었다. 당시 전기료와 도시가스요금의 관리물가 상승률 기여도가 각각 2.38%포인트, 2.15%포인트를 기록해 전체 관리물가 상승세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전기료, 도시가스 등 관리품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리물가가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계획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