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토지 매수작업 완료하고 내년 국비 신청
최적지 찾기·사업리스크 줄이기는 해결 과제

원주달걀유통센터(EPC) 건립 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원주축협이 농협중앙회로부터 토지매입자금 40억 원을 확보한 것. 올해 안으로 토지를 구매해 국비지원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소나 돼지는 특정 연령이 되면 도축장(LPC)으로 보내 소매 형태로 유통된다. 하지만 달걀은 유통단계가 복잡하다. 중간유통상이 많다 보니 생산원가는 100원인데 최종 소비자가는 3~4배 오르기도 한다. 소맷값이 가파르게 올라도 양계 농가들은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달걀을 공급할 때가 많다. 시장 구조는 물론 거래처와의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달걀유통센터가 건립되면 이러한 폐단을 없앨 수 있다. 달걀 집하부터 선별·세척·포장·출하까지 전 과정을 처리해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원주축협 관계자는 "달걀 유통을 규모화하면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원주축협을 중심으로 경기도, 충청북도 양계농가와 교섭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토지 매수를 완료하고 내년에 농림축산식품부 사업을 신청해 2025년 센터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센터 건립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농협중앙회나 원주축협이 생각하는 유통센터 규모는 9천900㎡ 정도. 건립 후보지들이 3.3㎡당 200만 원을 호가해 용지 매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달걀 가격이 조금만 내려도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도 해결할 과제다. 

원주축협 관계자는 "공동조합법인 형태로 여러 사업자가 참여해 리스크를 분산시킬 것"이라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농가에 꼭 필요한 시설이어서 사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에 달걀유통센터가 건립되면 하루 100만 개가량의 달걀을 취급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주엔 15개 양계농가가 120만 수의 닭을 사육하고 있다. 하루 달걀 생산량은 95만 개 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