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트레이더스 진출·코스트코 입점 소문 무성
상인들 "3高 사태로 힘든데 대형업체까지오면 막막"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최소화 위한 대책 있어야"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지점을 내는 조건으로 해당 도시의 배후인구를 가장 먼저 따져본다. 자동차로 4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주변 인구가 최소 80만 명 이상 되어야 한다는 것. 배후인구가 충분해야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그런 코스트코가 원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올해 1월 말 원주시 인구는 36만809명. 충주시(20만8천 명), 제천시(13만 명), 여주시(11만 명) 인구까지 합하면 8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이 이유에선지 코스트코는 2018년과 2021년, 입점부지를 알아보기 위해 원주 답사에 나선 바 있다. 

원주기업도시, 남원주역세권 부지를 알아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없던 일이 됐다. 그런데 올해 초에는 코스트코 관계자가 흥업면 광터 일원에 부지를 알아봤다는 소문이 지역사회에 파다했다.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스트코의 원주 진출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혁신도시 인근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원주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는데 조만간 착공계를 내고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가 원주에 들어서면 지역 대형유통업체는 6개로 늘어난다.

문제는 대형업체가 원주에 진출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고에 더해 소비심리까지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 대기업 대형유통업체까지 들어오면 살길이 막막하다는 소상공인이 한둘이 아니다. 단구동의 한 정육점주는 "트레이더스가 들어온다고 하니 지역 소매점 모두 신경이 곤두서있다"라며 "대형매장이 진출하면 매출 하락이 만만치 않을 텐데 누구 하나 대책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근심은 나날이 늘고 있지만, 정부·지자체는 뒷짐만 지는 모양새다. 원주시는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올 때,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상권영향평가 보고서를 받는다. 해당 업체가 자영업·소상공인 피해가 얼마나 클지 파악해 원주시에 제출하는 것. 그런데 이러한 조사는 영업이 가시화된 시점에서야 시작한다. 지금 원주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 간 상생을 유도하는 게 전부다. 정부나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설정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게 고작이다.

중앙시장 한 상인은 "과거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들어올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 몫이었다"며 "올해 대형마트 입점이 가시화되는 만큼 원주시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촘촘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